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야심작인 슝안(雄安)신구 개발 책임자에 올해 79세인 쉬쾅디(徐匡迪) 전 상하이(上海)시장이 임명됐다. 공직에서 물러난 지 오래돼 기득권에서 자유롭고 푸둥(浦東)지구 개발 경험을 갖고 있는 점 등이 고려된 것으로 보인다.
3일 홍콩 일간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시 주석은 최근 쉬 전 시장을 슝안신구 사무 수석고문으로 지명했다. 쉬 전 시장은 현재 징진지(京津冀, 베이징ㆍ톈진ㆍ허베이) 협동발전전문가자문위원회 조장을 맡고 있으며, 슝안신구 개발 계획을 공식발표하기 전인 지난 2월 시 주석의 현지시찰에 동행하기도 했다.
쉬 전 시장이 중책을 맡게 된 배경은 그가 중앙부처와 지방당국의 기득권에서 자유롭기 때문이라고 SCMP는 분석했다. 그는 1995∼2001년 상하이시장을 지낸 뒤 지방권력에서 완전히 물러났고, 이후 중국공정원 원장과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정협ㆍ政協) 부주석을 거쳤다. 상하이의 낙후된 푸둥지구를 금융 허브로 변신시킨 점도 주된 이유로 꼽힌다. 시 주석은 2007년 상하이시 서기 재직 당시 1990년대 상하이의 미래를 내다본 그의 선견지명에 감탄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쉬 전 시장은 1960년대 초 베이징철강대 졸업 후 철강노동자로 일하다 영국 유학길에 올라 개혁ㆍ개방 필요성에 눈을 떴다. 상하이시 말단공무원 재직 시 개혁ㆍ개방의 실행자로 꼽히는 주룽지(朱鎔基) 전 총리에게 발탁돼 출세가도를 달렸지만, 2001년 장쩌민(江澤民) 당시 주석 측근인 황쥐(黃菊) 상하이 서기에 밀려났다.
슝안신구 계획은 베이징(北京) 남쪽 160km에 있는 허베이(河北)성 슝안에 신도시를 만들어 비수도 기능과 베이징 거주민을 대거 이전시키려는 일종의 지역균형발전 계획이다.
베이징=양정대 특파원 torc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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