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스포츠경제 양지원] '응답하라 1988'의 정봉이로 더 잘 알려진 안재홍이 영화 '임금님의 사건수첩'으로 관객몰이에 나섰다. 안재홍은 극중 신입사관 이서 역을 맡아 어리바리하지만 특별한 능력을 지닌 캐릭터로 코믹 연기의 진수를 보여줬다. 정봉이와는 또 다른 매력으로 러닝타임 내내 관객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임금님의 사건수첩'은 안재홍에게 더 할 나위 없이 특별한 영화다. 첫 상업영화 주연작이자 제작부 스태프 시절 처음 만난 이선균과 상대역으로 연기 호흡을 맞췄기 때문이다. "첫 상업영화 주연작이기 때문에 '내가 잘 할 수 있을까?'라는 걱정으로 잠도 잘 못 잤던 것 같아요. 하루에 '걱정 말아요, 그대'를 수십 번 들었어요. 그렇게라도 부담감을 떨쳐 버리고 싶었거든요. 독립영화나 저예산 영화에서는 타이틀롤을 몇 번 맡았지만 상업영화에서 대중을 만족시킬 수 있을지 자신이 없었어요."
한참 동안 출연을 망설이는 안재홍을 이끌어준 사람은 다름 아닌 이선균이었다. 술자리에서 만난 이선균은 "네가 꼭 출연했으면 좋겠다"며 용기를 북돋았다. 이들의 인연은 안재홍의 대학시절로 거슬러 올라간다. 건국대학교 영화과 2기인 안재홍은 한예종 1기인 이선균과 홍상수 감독의 '누구의 딸도 아닌 해원'(2013)에서 제작부 스태프와 주연배우로 처음 만났다.
"그 때도 굉장히 멋있는 선배였어요. 주연배우인 선배가 먼저 말을 걸어주기도 했고, 열심히 한다면서 소고기를 사주기도 했죠. 그런 선배와 4년 만에 영화에서 이렇게 호흡을 맞추게 되니 너무 좋았어요. 상대역이 (이)선균 선배라서 더할 나위 없이 좋았죠."
코믹 영화인만큼 생동감 넘치는 연기가 중요했다. 안재홍은 이선균과 함께 아이디어와 애드리브를 만들며 영화를 완성해갔다.
"현장에서 즉석으로 감독님과 선균 선배와 만들었어요. 사극이라는 부담감도 있었지만 무게감 있는 영화가 아니기 때문에 자유로운 분위기 속에서 영화를 만들어가자는 생각이었죠. 중간 중간 슬랩스틱도 넣으면서 영화의 코믹 요소를 부각하려고 했죠."
안재홍은 영화에서 이선균에게 유독 구박을 당하고 두드려 맞는다. 특히 목검으로 머리를 맞는 장면은 보는 이가 다 아플 정도다. "진짜 목검이 있고, 소품 목검이 있었죠. 소품 목검으로만 맞았는데 이게 되게 긴장되더라고요. 진짜 목검으로 맞으면 어떡하나 해서. '선배가 갖고 있는 칼이 진짜일까 가짜일까?'라는 생각만 했던 것 같아요. 스릴까지 느껴졌어요(웃음)."
타고난 자연스러운 연기력 덕에 코믹 연기 역시 어색함이 없다. 하지만 안재홍의 실제 성격은 전혀 딴판이란다. "주변 사람들을 잘 웃기는 편이 아니에요. 말을 재미있게 하지를 못하거든요. 그렇지만 유독 선균 선배와는 코드가 잘 맞았던 것 같아요. 별 말을 안 해도 웃음이 터질 때가 있잖아요. 선배 특유의 재미있는 기운이 있었어요. 진지하게 말 하는데 그 안에 개그 본능이 있다고 할까요?"
안재홍이 맡은 이서는 한 번 보고 들은 것은 절대 잊지 않는 캐릭터다. 누구에게도 없는 특별한 능력으로 예종(이선균)과 함께 괴소문의 실체를 파헤친다. 그렇다면 안재홍만이 갖고 있는 능력은 어떤 것일까. "저는 정말 특출한 게 없는 사람이에요. 어떤 분야에서 뭘 잘한다 싶은 건 없는 것 같아요. 멍 때리는 것과 여행 다니는 걸 좋아하는 사람이죠. 최근에 강릉 안목해변을 혼자 갔는데 굉장한 위로를 받는 느낌이 들더라고요. 여길 아지트로 삼아야겠다고 생각했죠."
이렇게나 풍부한 감수성을 지닌 안재홍은 사랑영화에 관심이 많다. 차기작 영화 '소공녀'에서 이솜의 남자친구로 출연해 지고 지순한 순애보를 펼칠 예정이다. "사랑 이야기는 꼭 한 번 해보고 싶었어요. 제가 관심이 많은 장르이기도 하고요. 얼마 전에 '소공녀'를 찍었는데 거기서 사랑을 담당하고 있죠. 지금 한창 후반작업 중인데 어떻게 나왔을지 궁금하네요."
안재홍은 최근 가장 핫한 젊은 배우로 꼽히기도 한다. '임금님의 사건수첩'에 이어 오는 5월 방송되는 KBS '쌈 마이웨이'를 통해 첫 지상파 드라마 신고식을 앞두고 있다. 요즘 최고의 주가를 올리고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냥 자연스럽게, 편하게 흘러가는 대로 있고 싶어요. 선배들은 모든 걸 내려놓고 연기한다고 하는데 저는 아직 내공이 따라주지 않아요. 그래서인지 촬영할 때는 굉장히 예민해지죠. 연기할 때 예민한 게 좋은 건지 내려놓고 즐기는 게 좋은 건지 많이 생각했는데 답을 모르겠더라고요. 이것도 시간이 알려주지 않을까요?"
사진=CJ엔터테인먼트 제공
양지원 기자 jwon04@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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