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티모어 외야수 애덤 존스(32)를 향한 보스턴 팬들의 인종차별 행위 논란이 일파만파 번지고 있다. 그러자 메이저리그 사무국이 강력 대응으로 진화에 나섰다.
메이저리그 사무국은 3일(한국시간) 성명을 통해 “도저히 용납할 수 없는 행위”라며 이번 사태를 규탄했고, 샘 케네디 보스턴 구단 사장은 팬들을 대표해 존스에게 거듭 사과했다. 존스는 전날 미국 매사추세츠주 보스턴 펜웨이파크에서 열린 보스턴과의 경기에서 최악의 인종차별을 당했다고 일간지 ‘USA 투데이’와 ‘보스턴 글로브’에 폭로했다.
보스턴 팬들이 자신에게 땅콩을 던지며 영어 단어 ‘N’으로 시작하는 흑인 비하 용어를 수 차례 퍼부었다고 토로했다. 보스턴 구단은 인종차별 공격에 가담한 취객 34명을 즉각 구장에서 내쫓았다. 존스는 이들을 “비겁한 겁쟁이”라면서 거액의 벌금을 물리고 야구장 영구 출입금지와 같은 강력한 징계를 내려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사태가 커지자 롭 만프레드 MLB 커미셔너는 “존스를 겨냥한 인종차별적인 발언과 행위를 도저히 용납할 수 없다”며 어느 구장에서든 인종차별 행위를 한 관객은 즉각 쫓겨날 것이며 추가 제재를 당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토니 클락 메이저리그 선수노조 대표도 “부끄럽고 용납할 수 없으며 불행한 짓”이라면서 “절대 용서할 수 없는 행위”라고 비난했다.
케네디 보스턴 사장은 “용서할 수 없는 행위에 무관용 원칙을 적용하겠다”면서 존스와 볼티모어 구단 선수단 전체에 거듭 사과했다. 찰리 베이커 매사추세츠 주지사와 마티 월시 보스턴 시장도 팬들의 무분별한 행위를 우려했다. 베이커 주지사는 트위터에서 “어젯밤 보스턴 팬들의 행위는 용납할 수 없는 부끄러운 짓”이라며 “매사추세츠주와 보스턴의 가치와 어긋난다”고 비판했다. 월시 시장도 “인종을 차별하는 말과 행동은 보스턴시와 펜웨이파크 어디에서든 설 곳이 없다”고 강조했다.
보스턴 관중들도 행동에 나섰다. 3일 경기에 존스가 타석에 들어서자 큰 환호와 함께 일제히 자리에서 일어 박수를 보내며 사과의 뜻을 전했다. 전날 자신의 트위터에 "인종 차별을 하지 말아달라"며 존스를 옹호한 보스턴의 무키 베츠 역시 박수로 존스를 맞이했다. 존스 역시 경기 전 "모든 보스턴 팬이 인종차별을 할 것 같지는 않다. 다만 그런 말을 하는 건 매우 어리석은 일"이라며 보스턴 팬 전체가 아닌 일부 관중들의 행태였다는 점을 강조하기도 했다. 김지섭기자 oni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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