洪 캠프 “보수 대통합 최대 호재”
安 캠프 “지지율 변화 미미할 것”
전문가들 “1강 2중 구도 크게 뒤흔들지 못할 것”

바른정당 의원 13명이 2일 집단탈당 해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선 후보 지지를 선언했지만, 5ㆍ9 대선 판도에 미칠 영향은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홍 후보가 ‘4자구도 필승론’을 주장하며 보수 결집에 사활을 걸고 있지만 바른정당의 이탈 세력 자체가 크지 않은 데다, 대선을 앞둔 정치권의 이합 집산에 중도층의 반감도 상대적으로 크기 때문이다.
홍 후보와 한국당은 바른정당 이탈 세력의 복당을 ‘보수 대통합’으로 규정하며 이번 대선 최대 호재로 보고 있다. ‘보수 분열 구도’가 봉합된 반면, 진보는 민주당과 국민의당으로 분열됐다며 막판 보수가 결집한다면 대역전극도 불가능하지 않다는 주장이다. 김선동 중앙선거대책위원회 상황실장은 “탈당한 지 얼마 안 된 바른정당 의원들이 큰 부담을 감내하면서까지 복당했다는 것은 좌파 집권 저지를 위해 홍 후보가 유일한 보수의 대안임을 인정했다는 의미”라며 “보수 결집의 신호탄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지금의 1강 2중 경쟁 구도를 뒤흔들만한 변수는 아니다”라는 게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이상일 아젠다넷 대표는 “유승민 바른정당 후보 지지층은 세력을 따르기 보다는 보수의 가치를 우선시 하는 측면이 있다”며 “결과적으로 지지율이 상승할 수 있지만, 안철수 후보로 향했던 중도ㆍ보수층을 일부 흡수하는 효과일 것”이라고 진단했다. 윤희웅 오피니언라이브 여론분석 센터장은 “안 후보와의 추가 단일화가 없다면 지금의 1강 구도를 근본적으로 바꾸는 데는 한계가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 파면 등을 거치면서 보수 성향 유권자 층 자체가 크게 줄어 보수 재결집의 파괴력 역시 크지 않을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김춘석 한국리서치 여론조사본부장은 “보수 유권자 분화를 감안한다면 한쪽으로 지지가 쏠릴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고 말했다. 그는 “탄핵 정국 이후 자유한국당 지지도는 15% 수준으로 줄어든 상태”라며 “반북 이념을 중심으로 하는 전통적 보수 지지층과 구분되는 합리적 보수 지지층은 여전히 다른 후보를 지지할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다만 홍 후보가 상대적으로 약세를 보이던 부산ㆍ울산ㆍ경남(PK)에선 지지세 결집 효과 가 있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바른정당 탈당파 상당수가 PK를 지역구로 두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에 반발하는 진보층이 위기 의식 속에서 재차 결집할 수 있다는 분석도 있다. 김형준 명지대 정치학과 교수는 “바른정당 의원들의 한국당 복당은 대선전이 전통적인 지역ㆍ이념구도로 재편되는 의미가 있다”며 “진보와 보수, 영남과 호남의 대결 구도 속에서 부동층이 대거 투표장으로 향할 여지가 생기는 셈”이라고 말했다.
이 같은 전통적인 대결 구도가 전면화하면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나 심상정 정의당 후보가 피해를 보는 ‘나비 효과’를 낳을 수 있다. 윤 센터장은 “이념 성향이 강한 유권자가 이탈하면서 안 후보 지지율 하락이 불가피한 상황”이라며 “보수 결집으로 범진보 진영의 위기감이 고조된다면 심상정 정의당 후보 등으로 분산됐던 ‘소신 투표’층이 다시 문 후보로 수렴할 가능성도 커진다”고 말했다.
국민의당은 바른정당 탈당 사태를 ‘역사의 퇴행’으로 규정하며 “지지율의 변화는 미미할 것”이라고 단언했다. 안철수 후보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지금 이러다가는 적대적 공생관계를 맺고 있는 낡은 양당 세력의 대결 판이 부활할까 걱정된다”며 “역사의 퇴행이 없도록 제가 반드시 이겨서 어떻게든 막아야겠다는 다짐을 한다”고 밝혔다.
이동현 기자 nani@hankookilbo.com
손효숙 기자 sh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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