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미국의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HADㆍ사드) 한국 배치에 반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인 둥펑(東風)-41을 실전 배치하겠다고 경고했다. 사드를 둘러싼 중국의 군사적 대응이 가시화하는 분위기다.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의 자매지 환구시보는 2일 미사일 전문가 양청쥔(楊承軍)의 말을 인용해 중국 정부가 주한미군의 사드 배치에 항의하는 차원에서 군사적 수단을 채택할 방침이며 둥펑-41의 배치도 포함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둥펑-41은 길이 16.5m, 중량 60톤으로 핵탄두를 최대 10개 장착할 수 있는 중국의 차세대 전략 미사일이다. 사거리가 1만4,000km에 달해 미 본토 전역이 사정권에 들고 관성유도 시스템으로 탄두마다 독립된 목표물을 타격할 수 있어 완벽한 요격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사드에 최적화한 방어 무기인 셈이다. 현재 허난(河南)성과 헤이룽장(黑龍江)성 등에 둥펑-41 부대가 주둔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으나 중국 당국은 확인하지 않고 있다. 앞서 1월 홍콩 명보는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취임에 즈음해 헤이룽장성 인근에서 둥펑-41을 실은 군용 차량의 이동 모습을 담은 사진을 공개한 바 있다. 양청쥔은 “사드의 실질적 위협은 미사일이 아니라 탐지 조기경보 시스템”이라며 “중국 동북ㆍ화북 지역을 샅샅이 염탐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중국 정부는 이미 사드 배치 보복을 공언한 상태다. 겅솽(耿爽)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사드 가동 준비를 완료했다는 미 국방부의 입장이 알려지자 “중국은 한반도 사드 배치를 즉각 중단할 것을 촉구한다”며 “앞으로 단호하게 필요한 조치를 취해 우리의 이익을 수호하겠다”고 강도 높은 대응을 시사했다.
김이삭 기자 hiro@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