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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장 가동 중단하고, 무급 휴가 보내고…

입력
2017.05.02 1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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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품ㆍ화장품업체 등 수십억 손해

특별판매전ㆍ자금 지원 나섰지만

재고 누적 등 상황 나아지지 않아

게티이미지뱅크
게티이미지뱅크

해외 관광객들에게 인기가 있는 김과 미역 관련 제품을 만드는 인천 부평구의 여송식품은 한반도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ㆍ사드) 배치 여파로 최근 공장 가동을 중단했다. 20여명의 직원들은 장기무급휴가를 받았다. 중국인 관광객의 발길이 끊긴 제주도 등에서 제품이 팔리지 않으면서 반품 요청이 이어져 수만 박스의 재고가 쌓였기 때문이다. 유통기한이 있는 식품이라 피해는 더 컸다.

아기와 아토피 환자들 옷에도 사용이 가능한 무공해 세탁세제를 만드는 인천 서구의 두손은 친환경 기술력을 앞세워 중국 시장의 문을 두드렸다. 최근 중국 현지 업체 측과 제품 수출량과 가격 협상까지 마쳤지만 사드 갈등 분위기가 고조되면서 일방적으로 거래가 보류됐다. 현재는 현지 업체와 연락조차 닿지 않고 있다.

인천지역 중소기업들이 사드 배치와 관련한 중국 정부의 강도 높은 경제 보복 조치가 만든 기나긴 침체의 터널을 빠져 나오지 못하고 있다. 급기야 인천시가 이들 업체의 판로개척을 위해 나서고, 관계기관이 대책마련에 부심하고 있으나 획기적인 상황개선은 기대하기 힘들다는 지적이다.

2일 인천시에 따르면 5일부터 7일까지 3일간 신세계백화점 인천점에선 사드 배치 여파로 판로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기업들을 위한 특별판매전이 열린다. 중국인 관광객 감소나 중국 측의 통관 거부 등으로 경영난을 겪는 중소기업들을 살리기 위한 행사인데 13개 사가 참가한다.

이들 기업은 대부분 식품ㆍ화장품 제조업체로 피해금액이 많게는 20억원에 이른다. 중국 측에서 수출 계약을 파기하거나 납품을 거부하고 중국 내 온ㆍ오프라인 제품 판매가 중단되는 등 다양한 피해를 입었다. 생산량을 갑자기 10배로 늘려달라는 무리한 요구를 받아 계약을 중단한 사례도 있었다. 한국과 중국을 오가는 카페리, 크루즈 이용객 감소 등도 직간접적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이미 인천신용보증재단의 특례보증 지원과 관련한 피해기업의 상담 건수는 지난달 21일 기준으로 244건에 이르렀다. 특례보증을 받은 건수도 61건으로 집계됐다. 500억원 규모의 특별경영 안정자금 지원을 신청한 피해기업도 지난달 말 기준으로 6곳에 달했다.

인천시와 인천중소기업청 등은 특별판매전 개최, 경영 안정자금 지원 등 외에도 일본ㆍ동남아 등 신규 판로 개척 지원 등에 나서고 있으나 판매 부진, 재고 누적 등 상황은 나아지지 않고 있다.

시 관계자는 “사드 피해 기업들을 돕기 위해 내수시장 판로 확대 등에 나서고 있으나 예산 확보 등이 쉽지 않은 상황”이라며 “앞으로도 다양한 지원 방안을 모색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환직 기자 slamhj@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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