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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마라톤ㆍ남자 세단뛰기 등 세계기록 통째로 부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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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마라톤ㆍ남자 세단뛰기 등 세계기록 통째로 부정?

입력
2017.05.02 16: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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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마라톤 세계최고기록 보유자 파울라 래드클리프. AP연합뉴스
여자마라톤 세계최고기록 보유자 파울라 래드클리프. AP연합뉴스

여자 마라톤의 전설 파울라 래드클리프(44ㆍ영국)와 세단뛰기 조나단 에드워드(51ㆍ영국)의 세계기록이 삭제될 위기에 처했다. 선수들은 성명서를 내며 연맹의 기록 삭제 조치에 강력히 반발하고 있다. 영국 가디언은 2일(이하 한국시간) 세계육상경기연맹(IAAF)의 새로운 경기기록 기준과 이에 따른 선수들의 반발을 보도했다. ☞관련기사

유럽육상연맹은 2일 파리에서 회의를 갖고 새로운 세계기록 측정 기준을 도입할 것을 국제육상경기연맹(IAAF)에 공식 제안했다. 유럽육상연맹의 제안에 따르면 앞으로의 육상경기 기록은 ▲첨단 기술 장비가 보장된 국제 행사에서 작성된 기록일 경우 ▲선수들이 최소 6번 이상 도핑 관리 테스트를 받은 이후 작성된 기록일 경우 ▲채취한 도핑 샘플이 향후 10년 간 재검사가 가능할 경우에만 공식 기록으로 인정된다.

이는 광범위한 도핑 사건으로 손상된 세계 육상 기록의 신뢰도를 제고해야 한다는 목소리 때문이다. 작년 리우올림픽을 앞두고 러시아 육상선수들은 조직적으로 금지약물을 복용하고 도핑테스트 결과를 조작했다는 의혹을 받았다. 이에 따라 러시아 선수들은 2015년 11월 이후 모든 국제대회의 출전 금지 징계가 내려졌다. 스베인 한센 유럽육상연맹 회장은 “사람들이 믿지 못하는 세계기록은 아무런 의미가 없다”며 도핑으로 얼룩진 세계기록의 재측정을 강력히 주장했다.

남자 세단뛰기 세계기록 보유자 조나단 에드워드. 로이터연합뉴스
남자 세단뛰기 세계기록 보유자 조나단 에드워드. 로이터연합뉴스

문제는 이 기준을 충족시키지 못하는 이전 세계 최고 기록들이다. 국제육상경기연맹은 2005년부터 선수들의 혈액과 소변의 샘플을 저장했다. 2005년 이전의 기록들은 도핑 샘플이 없기 때문에 세계기록에서 사라질 위기에 처한 것이다. 보고서에 따르면 새로운 기준을 충족하지 못하는 기록들은 ‘역대 기록 목록’에는 남아있지만 공식 기록으로는 인정되지 않는다. 따라서 조나단 에드워드가 1995년 세운 남자세단뛰기 세계기록(18.29m)과 2003년 파울라 래드클리프가 세운 여자 마라톤 세계기록(2시간 15분 25초)은 삭제될 위기에 놓여있다.

선수들은 즉각 반발하고 있다. 래드클리프는 유럽육상연맹의 조치를 비판하는 성명서를 발표했다. 래드클리프는 “연맹은 모든 운동선수를 보호해야 할 의무가 있다”며 “이 조치는 무고한 선수들의 평판을 부당하게 손상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에드워드도 가디언과의 인터뷰에서 “내 세단뛰기 기록이 깨지길 바랐지만, 선수가 아닌 연맹이 깰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새 기준이 적용될 경우 12개의 올림픽 남자 육상 기록과 18개의 올림픽 여자 육상 기록 등이 사라지게 된다. 수십 년간 깨지지 않던 마이크 파월(54ㆍ미국)의 1991년 멀리뛰기 세계기록(8.95m)과 히샴 엘 게루즈(43ㆍ모로코)가 1998년 세운 육상 1,500m 세계기록(3분 26초)도 삭제 대상이다. IAAF는 오는 7월 이 기준을 정식 승인하고 향후 12개월 이내에 공식 발효할 전망이다.

오수정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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