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품업계, 자극적인 맛 강한 제품 잇달아 내 놔
‘더 강한 자극을 즐겨라.’
최근 식품업계에 매운 빵, 탄산이 강화한 음료 등 기존 제품 보다 더 자극적인 맛의 신제품이 잇따라 출시되고 있다. 자극적인 맛에 길들여진 소비자들이 더 자극적인 맛을 찾고, 이를 통해 일상에서 쌓인 스트레스를 해소하려는 욕구라고 업계는 분석하고 있다.
2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제과제빵기업 SPC삼립은 지난해 6월 단종된 제품 ‘베리 베리 핫소스팡(매콤한 소스에 햄과 야채를 버무려 넣은 빵)’에 매운 맛을 더한 ‘베리 핫소스 호떡’을 최근 새로 출시했다. ‘베리 핫소스 호떡’은 이전 제품 보다 매운 소스 함량을 2배 가량 늘린 게 특징이다. 도넛 전문 브랜드 ‘크리스피 크림’도 인기제품인 ‘오리지널 글레이즈드’에 매콤한 맛을 가미한 이색 신제품 ‘매운 오리지널’을 지난달 말 새로 선보였고, 장류 생산 전문업체 샘표는 업계에선 처음으로 청양고추를 우려내 만든 신개념 액상 조미료 ‘요리에센스 연두 청양초’를 최근 출시했다.
롯데칠성음료는 국민 음료인 칠성사이다의 탄산을 강화한 신제품 ‘칠성 스트롱 사이다 5.0’(400㎖ 페트병)를 최근 내놨다. 이 제품은 기존 칠성사이다 보다 탄산 함유량이 약 30% 많아 소비자들이 목 넘김 때 입안에서 톡 쏘는 느낌이 훨씬 강해 입안 가득 짜릿함을 느낄 수 있다.
이처럼 식품업체들이 더 맵거나 탄산을 강화하는 등 자극적인 맛의 제품을 출시하는 이유는 최근 소비자들이 매운 맛을 선호하는 추세가 반영됐다는 게 업계 공통적인 설명이다. SPC그룹 관계자는 “홈페이지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소비자들이 재출시를 요구해 이를 반영했다”며 “한국인이 매운 맛 등 원래 자극적인 입맛에 익숙하기 때문에 소비자들이 기존 제품 보다 더 강한 맛을 요구하고, 실제로 제품 출시 전 일반 소비자를 대상으로 시음하면 매운 맛을 상당히 선호한다”고 말했다.
최근 ‘먹방(먹는 방송)’이 인기일 정도로 먹거리에 관심이 높은 소비자들이 자극적인 음식을 먹으면서 스트레스를 해소하려는 것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롯데칠성음료 관계자는 “경제가 안 좋고, 경쟁이 더 치열해지는 등 소비자들이 스트레스를 많이 받다 보니 더 자극적인 식품이나 음료를 먹으면서 답답한 속이 뻥 뚫리는 느낌을 느끼고 싶어한 것 같다”고 말했다.
박민식 기자 bemyself@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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