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올 2분기 반도체 매출 1위 예측
93년 이후 부동의 1위 인텔도 제칠 듯
메모리 반도체 가격 상승이 삼성의 지원군
“속단은 이르고 결과를 봐야”
미국 인텔(Intel)은 1971년 세계 최초로 마이크로프로세서를 개발하고 93년 펜티엄 프로세서를 처음 출시한 종합반도체기업(IDM)이다. PC용 시스템 칩은 물론 D램 같은 메모리 반도체까지 아우르며 1993년 이후 지난해까지 24년간 글로벌 시장에서 매출 1위를 지킨 부동의 1위 기업이지만 올해는 상황이 달라질 전망이다.
삼성전자가 올 2분기 사상 처음으로 글로벌 반도체 시장 점유율(매출액 기준) 1위에 오를 것이란 관측이 제기되고 있기 때문이다.
2일 미국 시장조사기관 IC인사이츠는 삼성전자의 2분기 반도체 매출이 1분기보다 약 7.5% 늘어난 149억4,000만 달러(약 17조원)에 이를 것으로 예측했다. 인텔의 매출 전망치인 144억 달러를 5억 달러 이상 앞서는 수치다.
1분기에 인텔은 142억2,000만 달러의 매출을 기록해 삼성전자(135억8,000만 달러)를 앞섰지만 2분기에는 처음으로 순위가 뒤바뀌게 되는 것이다. 예측이 현실화하면 인텔은 24년 만에 처음으로 글로벌 1위를 삼성에 내주게 된다. 그동안 삼성전자와 일본의 도시바 등이 인텔을 바짝 추격한 적은 있었지만 단 한번도 꺾지는 못했다.
올해 삼성전자의 질주 이유는 주요 제품인 메모리 반도체 가격의 강세로 풀이된다. 1분기 D램 평균판매가격(ASP)은 3.82 달러로 직전 분기에 비해 26% 상승했다. 삼성전자가 독보적인 기술력을 자랑하는 낸드플래시 메모리 ASP도 같은 기간 8% 올랐다. 지난해 1분기와 비교하면 D램은 무려 45%, 낸드플래시는 40%나 가격이 뛰었다.
이런 기조가 하반기까지 유지되면 삼성전자는 연 매출 600억 달러 돌파와 함께 글로벌 반도체 업계 1위 등극이 가능해진다. IC인사이츠는 “삼성전자의 1위는 모든 반도체 기업들에 기념비적인 사건이 될 것”이라고 의미 부여를 했다.
하지만 국내 업계에서는 아직까지 조심스러운 반응을 보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과거에도 삼성전자가 인텔과 점유율 차이를 2%까지 좁힌 적이 있었지만 추월에는 실패했다”며 “인텔은 워낙 대단한 기업이라 끝까지 가봐야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김창훈 기자 chki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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