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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말 톺아보기] 접미사 (4)

입력
2017.05.02 13: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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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사에 붙어서 다른 단어로 만들어 주는 접미사들이 있다.

‘-기-, -리-, -이-, -히-’는 능동사를 피동사로 만드는 접미사이다. 능동사는 주어가 제힘으로 행하는 동작을 나타내는 동사를, 피동사는 남의 행동을 입어서 행하여지는 동작을 나타내는 동사를 말한다. ‘안다-안기다, 뚫다-뚫리다, 깎다-깎이다, 부딪다-부딪히다’에서 앞엣것이 능동사, 뒤엣것이 피동사이다.

‘-구-, -기-, -리-, -우-, -으키-, -이-, -이우-, -이키-, -추-, -히-’ 등은 주동사를 사동사로 만드는 접미사이다. 주동사는 문장의 주체가 스스로 행하는 동작을 나타내는 동사를, 사동사는 남에게 어떤 행동이나 동작을 하게 함을 나타내는 동사를 말한다. ‘솟다-솟구다, 맡다-맡기다, 살다-살리다, 깨다-깨우다, 일다-일으키다, 끓다-끓이다, 자다-재우다, 돌다-돌이키다, 늦다-늦추다, 앉다-앉히다’에서 앞엣것이 주동사, 뒤엣것이 사동사이다.

‘-뜨리-, -트리-, -치-’는 강조의 뜻을 더하는 접미사이다. 더 강하거나 세찬 동작을 나타내는 말로 바꿔준다는 뜻이다. ‘-뜨리-’와 ‘-트리-’는 서로 교체해서 쓸 수 있다. ‘떨어뜨리다’가 표준어이면 ‘떨어트리다’도 표준어라는 뜻이다. ‘-치-’가 붙은 예로는 ‘넘치다, 밀치다, 부딪치다’ 등이 있다. 여기서 ‘부딪치다’는 부딪는 행동을 강조하는 말이고, ‘부딪다’의 피동사인 ‘부딪히다’과 구분해서 써야 한다. (손바닥을 부딪치며 노래를 불렀다. / 경제적 난관에 부딪혔다.)

동사를 형용사로 만드는 접미사로는 ‘-업-(미덥다), -읍-(우습다), -브-(미쁘다)’ 등이 있다. 이들은 역사적으로 굳어진 말이기 때문에 접미사의 원형을 드러내지 않고 소리대로 적는 것이다.

이대성 국립국어원 학예연구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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