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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키아벨리

입력
2017.05.02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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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할 오늘] 5.3

이탈리아 피렌체 우피치미술관의 마키아벨리 동상.
이탈리아 피렌체 우피치미술관의 마키아벨리 동상.

인류 사상사에서 마키아벨리즘만큼 오해 속에 오ㆍ남용되거나 악의적으로 배척당한 사상도 드물 것이다. 16세기 초 혼란기 이탈리아에서 탄생한 마키아벨리의 사상, 다시 말해 그의 정치 팸플릿 <군주론(Il Principe)>의 문장은 실용 지침서의 그것처럼 명쾌하고 단호하지만, 오히려 그 선언적 간명함 때문에 제 입에 맞는 일부만 취하려는 인간 본성 혹은 정치 본성의 좋은 먹잇감이 됐고, 역설적으로 분분한 해석을 낳았다. 가령, 목적이 수단을 정당화한다는 건 마키아벨리즘의 핵심 테제 중 하나지만 그 목적이 공공(다수)의 이익에 부합하는 것일 때라야 유의미하다는 것도 그의 주장이었다. 물론 대다수 정치인에게는, 스스로 그렇게 믿든 안 믿든, 자신의 집권이 곧 공동체의 이익이다. 그들도 ‘인간’이기 때문이다.

그는 “인간이란 은혜를 모르고, 변덕스러우며, 위선자인 데다 기만에 능하며, 위험을 피하고 이득에 눈이 어둡다”고 썼다. 그렇기 때문에 “두려움을 불러일으키는 자보다 사랑을 받는 자에게 해를 끼치는 것을 덜 주저”하며 “지나치게 이해타산적이어서 자신들의 이익을 취할 기회가 있으면 언제나 자신을 사랑한 자를 팽개쳐 버린다.”(강정인 역 <군주론>)

그러므로 권력자는 “인간들이란 다정하게 대해 주든가 아니면 아주 짓밟아 뭉개 버려야 한다.(…) 사소한 피해에 대해서는 보복하려 들지만 엄청난 피해에 대해서는 감히 복수할 엄두조차 내지 못한다. 따라서 사람들에게 피해를 주려면 그들의 복수를 두려워할 필요가 없을 정도로 아예 크게 주어야 한다.”(박상훈 역 <군주론>)

마키아벨리는 중세의 종교와 도덕으로부터 정치를 독립시켰다. 권력은 신이 부여하는 것이 아니며 물려받는 권력보다 스스로의 능력으로 쟁취하는 것이 최고라는 사실을 명백히 했고, 가장 선한 자가 최고의 선을 행하는 것이 아니라 실력을 갖춘 자가 차선(혹은 차악)을 행하는 것임을 깨닫게 했다. 그리고 권력자가 선택할 수 있는 두 종류의 싸움이 있다는 것도 알게 했다. 하나는 법을 통한 싸움이고 또 하나는 힘으로 하는 싸움이다. “첫 번째 방법은 인간에게 합당한 것이고 두 번째는 짐승에게 합당한 것이다.”

니콜로 마키아벨리가 1469년 5월 3일 태어났다.

최윤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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