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공권과 숙박 예약뿐 아니라 세계 각지의 호텔 상품 비교, 공항 찾기, 관광 일정 계획까지 스마트폰을 활용하는 시대다. 여행객들의 모바일 기기에 대한 의존도가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는 뜻이다. 여행과 관련된 전반적인 정보가 모바일을 통해 유통되면서 여행 앱 시장의 경쟁도 치열해지고 있다.
2일 모바일 앱 장터 분석업체 앱애니가 발표한 ‘앱 경제에서 여행 업체가 살아남는 방법’ 보고서에 따르면 2016년 전 세계 여행 관련 앱 다운로드 건수는 약 30억건으로 2015년보다 20% 증가했다. 2014년과 비교하면 50%나 상승한 수준이다. 스마트폰에서 발생한 예약 건수 중 앱을 통한 예약의 비중은 2014년 12%에서 2016년 54%까지 증가했다. 보고서는 “여행도 디지털 산업”이라며 “앱을 중심으로 구축되는 환경에 최적화해야 살아남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특히 과거 모든 서비스를 대행해 주는 여행사에 맡기는 추세에서 개별적인 요구를 충족할 수 있는 다양한 전문 서비스들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려는 변화가 두드러지고 있다. 검색과 예약 정보를 통합적으로 제공하는 웹 사이트들에서 쉽게 가격을 비교할 수 있는 환경은 여행 시장의 경쟁을 심화시키고 있다.
보고서는 앞서 모바일 생태계에 발맞춰 적응하기 시작한 항공 산업의 변화에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분석했다. 항공사를 직접 통하지 않고 예약 전문 업체를 이용하는 고객이 늘면서 항공사들이 고객과의 관계를 넓히기 위한 수단으로 앱을 활용하기 시작했다는 설명이다. 보고서는 “다른 서비스와 대척하기 보다는 교차로 판매할 수 있는 하나의 플랫폼으로 앱을 성장시키고 고객의 데이터도 앱 안에서 효과적으로 수집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실제 다양한 항공사 앱들이 원격 체크인, 좌석 선택, 여권 스캔, 공항 지도, 실시간 운행 업데이트, 기내 엔터테인먼트 등의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저가 항공사들은 앱 안에 애플의 간편결제 서비스 애플페이 등을 통합 적용해 결제 편의성을 높이고 있으며, 미국 델타 항공사는 승객이 비행 중에도 자신의 수화물 위치를 확인하고 문제가 생기면 바로 고객 서비스에 연락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이 같은 모바일 전환 노력 덕분에 2016년 유럽 10위권 내 항공사 앱의 월 평균 이용자 수는 2014년 대비 150% 늘었다. 같은 기간 저가항공 앱 이지앱에서 모바일 탑승권을 이용하는 승객 수가 60% 이상 늘었다. 작년 기준 아일랜드 저가 항공사 라이언에어의 경우 웹 트래픽의 55%가 모바일에서 발생했다.
모바일의 활용도가 높아짐에 따라 여행 관련 앱들도 여행객들에게 영향력 있는 콘텐츠를 다양화하고 새로운 가치를 제공해야 한다는 게 보고서의 조언이다. 새로운 시도에 나선 기업들을 예로 들었는데, 호텔 체인 메리어트인터내셔널은 앱으로 객실 문을 열고 잠그는 기능을 추가했다. 여행 사이트 트립어드바이저는 지도와 후기를 미리 저장할 수 있는 서비스로 고객들이 로밍 요금을 아낄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보고서는 “스마트폰 이용자들은 매달 평균적으로 30개가 넘는 앱을 이용하고 있다”며 “앱이 효과적인 채널이라는 의미도 되지만 동시에 고객의 관심을 끌기 위해 경쟁하는 앱들이 많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앱 마켓 최적화, 앱에 맞는 사용자 확보 전략 수립 등을 통해 앱 경쟁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내야 도약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맹하경 기자 hkm07@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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