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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러 피해자이자 가해자…이중 고통 겪는 아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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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러 피해자이자 가해자…이중 고통 겪는 아이들

입력
2017.05.02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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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발생한 버스 테러 희생자를 시민들이 추모하고 있다. AFP 연합뉴스 자료사진
지난달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발생한 버스 테러 희생자를 시민들이 추모하고 있다. AFP 연합뉴스 자료사진

수니파 무장조직 이슬람국가(IS) 등 극단주의 무장조직들의 테러가 그치지 않고 있는 가운데 최근에는 어린이들을 목표로 한 테러가 빈발하고 있어 국제 사회의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지난달 7일(현지시간) 발생한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발생한 트럭 테러 용의자가 “어린아이들을 노렸다”라고 자백한 것이 대표적이다. 테러 당시 사람들이 붐비는 보도로 차를 고의로 몰면서 무고한 아이들이 주로 다니는 길목으로 운전을 향했다는 증언도 이어졌다.

다친 아이를 안고 달리는 사진기자로 화제가 된 지난달 15일 시리아 알레포 인근 라쉬딘 지역에서 일어난 시리아 버스 폭탄 테러도 아이들을 목표로 한 테러로 파악된다. 현지 유엔인권단체는 테러 직전 아이들이 사탕을 쥐고 있는 장면이 포착됐다고 밝혔는데, 테러로 다치거나 숨진 상당수도 아이들이다.

아이들이 희생양이 되는 테러가 빈발하면서 “한줌의 윤리성”마저 상실한 테러리스트들에 대한 비난은 고조되고 있다. 외신들은 테러 대상이 어린아이들로 향할수록 테러의 잔인함과 공포가 강조되면서 국제적으로 관심을 끌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하고 있다. 남아시아 전문가인 대니얼 마키는 “아이들을 공격하는데 점점 거리낌이 없어지고 있다”며 “만약 테러 집단이 군대를 같은 방식으로 공격했다면, 이렇게 많은 관심은 받지 못할게 분명하다”고 분석했다. 시리아인권관측소(SOHR)가 2016년 9월에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2011년 이후 발생한 사망자는 30여만 명으로 이 중 1만 5,000명이 어린이로 전체 5%에 달한다.

무고한 아이들이 피해자가 되는 경우도 있지만, 자살테러의 도구로 테러 ‘가해자’가 되는 경우도 흔하다. CNN 방송은 과거 아이들이 이슬람국가(IS)의 선전수단으로 이용됐다면 최근 테러에 직접 이용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IS는 2014년 말부터 8세 정도 어린이로 구성된 ‘칼리프의 아이들’을 선전수단으로 삼아왔다. 2015년에는 어린이 조직원이 인질을 처형하는 영상을 공개하기도 했다. 유엔 아동인권위원회 전문가인 르네 윈터는 “폭탄 테러에 동원된 뒤 정신적으로 문제를 겪는 어린이들이 있다”며 “그들은 어떤 일이 벌어졌는지도 모른다”고 비판했다.

극단주의 무장단체들은 학교에서 아이를 집단 납치하거나 부모를 협박해 강제로 빼앗는 경우가 많다. 유엔은 납치된 아이가 병사로 키워지거나 노예로 쓰인다고 밝혔다. 유엔 이라크지원단(UNAMI) 통계에 따르면 2014년 8월부터 2015년 6월까지 IS가 유괴한 어린이만 800~900명에 달한다. 나이지리아에서 활동하는 극단주의 무장단체 보코하람도 아이들을 테러에 동원하고 있다. 유니세프는 보코하람이 2014년 이후 테러에 모두 아이들 117명을 이용했다고 발표했다.

어린아이들은 세뇌가 쉽고, 세뇌된 아이들은 때론 어른들보다 더 대담해지는 경우도 있어 무장단체들은 아이들을 손쉽게 자살 테러범으로 키우기도 한다. 아이들은 검문검색을 비교적 덜 받고 테러 대상이나 장소에 접근하기 용이하다는 점도 이들이 테러에 이용되는 이유 중 하나다. 유니세프 서중앙아프리카 사무소 마뉘엘 퐁텐 대표는 “아이들을 폭탄 테러에 동원하는 것은 전쟁의 끔찍한 모습 중 하나”라며 “이 아이들은 범죄자가 아닌 피해자로 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구단비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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