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트 운영 40대 중국인 구속
지난달엔 36억 챙긴 일당 적발
직장인 최모(31)씨는 얼마 전 인터넷 채팅사이트에 접속해 대화를 나누던 중 솔깃한 제안을 받았다. 미모의 여성과의 조건만남 광고 글이었다. 최씨는 처음에 50만원을 입금했다가 “조건만남이 안됐으니 추가로 돈을 보내야 50만원을 돌려줄 수 있다”는 말에 1,000만원을 입금했다가 나중에 사기인줄 알게 됐다.
중국사기조직의 조건만남 피싱사이트에 속아 돈을 날리는 남성들이 속출하고 있다. 주로 20~40대 직장인들이 범죄의 먹잇감이 되고 있다.
경기 파주경찰서는 1일 중국 국적의 김모(43)씨 등을 사기 혐의로 구속했다. 김씨가 속한 중국 사기조직은 지난 3월 20일부터 최근까지 최씨 등 피해자 24명으로부터 조건만남 비용 3,200만원을 받아 가로챘다.
앞서 경기 일산동부경찰서도 지난달 8일 성매매를 빙자해 남성 113명으로부터 36억730만원을 받아 가로챈 중국 범죄조직을 적발해 7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이들은 가짜 조건만남 사이트를 만들어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에 무작위로 광고 글을 살포하는 방법으로 성매수자들을 모집했다. 이후 선입금과 여성들의 안전보증금 명목으로 돈을 입금받고 환불을 미끼로 추가 비용을 요구해 거액을 가로챘다. 직장인 김모(32)씨는 이런 수법에 속아 지난해 9월부터 모두 1억원을 사기당하기도 했다.
경기북부에서만 3~4월 중국 범죄조직 3곳 10여명이 검거됐고, 피해자는 200여명에 달했다.
노옥봉 파주경찰서 사이버수사 팀장은 “조건만남 자체가 불법이기 때문에 피해자가 신고를 꺼린다는 점을 노리고 피싱사이트가 활개를 치고 있다”며 “조건만남 사이트에 접속하지 말라”고 당부했다.
이종구 기자 minju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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