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비 종교에 빠져 공동체 생활을 하면서 세 살배기 아이를 때려 숨지게 한 뒤 사체를 유기한 친모와 사이비 신도들(본보 4월 15일자 6면)이 재판에 넘겨졌다.
서울남부지검 형사2부(부장 고민석)는 사이비신도 A(54)씨를 폭행치사와 사체은닉·사체손괴·사체유기 혐의로, 최모(41)씨를 유기치사와 사체은닉·사체손괴·사체유기 혐의로 각각 구속 기소했다고 1일 밝혔다. 신도 부부 B(55)씨와 C(50·여)씨도 사체손괴·사체유기 등의 혐의로 구속기소 했고, 사체 유기를 도운 D(71·여)씨는 불구속기소했다.
이들은 2014년 7월 7일 오전 11시쯤 서울 강서구 화곡동의 한 빌라에서 “악귀가 씌어 말을 듣지 않는다”며 최씨 아들 김모(당시 3세)군을 손과 나무 주걱, 효자손 등으로 수십 차례 폭행해 숨지게 한 뒤, 사체를 유기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은 진돗개를 영물로 여기는 사이비 종교 집단으로, 서울과 전북 전주시에서 진돗개 수십 마리를 키우며 공동체 생활을 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중 공동체의 교주 역할을 한 A씨는 김군에게 악귀가 들려 고집이 세고 대소변을 가리지 못한다며 상습적으로 폭행을 가하기도 했다. A씨와 최씨 등은 사건 당일 오후 3시쯤 김군의 사체를 승용차 트렁크에 실은 뒤, 전북 완주군의 한 야산으로 이동해 매장했다.
매장 3일 뒤, 이들 일당은 전주에 머물고 있던 B씨로부터 “야산에 멧돼지가 출몰해 땅을 판다”는 얘기를 듣고 불안한 마음에 매장 장소로 와 사체를 다시 발굴해 화장한 뒤 전북 임실군 강변에 유골을 뿌린 것으로 파악됐다.
검찰 관계자는 “최씨가 보호자로서 아들을 보호해야 할 의무를 다하지 않았다고 판단, 경찰 수사 단계에서 적용된 사체유기·사체손괴 혐의에 유기치사 혐의까지 추가했다”고 밝혔다.
김형준 기자 mediaboy@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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