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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숲이야말로 미세먼지의 안전지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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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숲이야말로 미세먼지의 안전지대

입력
2017.05.01 17: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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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미세먼지농도가 87이라는데 아이들이 숲 활동 가나요?”

요즘 따라 유아교육기관에서는 아침마다 새로운 일과가 한 가지 생겼습니다. “오늘은 미세먼지 농도가 63입니다. 바깥활동을 할 수 있습니다.” 또는 “오늘은 미세먼지 농도가 92로 나쁨입니다. 산책을 가지 않겠습니다”라는 통보를 학부모님들에게 전체 문자로 보내어야 합니다. 미세먼지에 대한 체크를 우리의 체온 체크보다 더 열심히 하고 있는 시절이 되었습니다. 숨조차 마음껏 쉴 수 없는 이 시대에 살고 있는 우리로서는 한참 자라고 있는 오늘 날의 아이들을 생각하면 여간 마음 아픈 일이 아닙니다.

환경부에서는 여러 가지 대책을 마련하고 있지만, 현실적으로 숨쉬기를 주저하고 있는 우리로서는 임시방편적인 방법으로 밖에 볼 수가 없겠습니다. ‘에어 코리아’ 홈페이지에 접속해서 대기환경 정보를 서비스 받거나 휴대폰에 앱을 깔아서 ‘우리 동네 대기질’ 정보를 얻는 방법도 하루하루를 살아가기 위한 궁색한 체크 밖에 될 수가 없기 때문에 미래지향적인 혜안이 될 수는 없습니다.

그동안 미세먼지 세상에서 좀 더 탈출하고자 여러 가지 방법을 모색해 보았지만 시원한 해결은 없었습니다. 남녀노소를 막론하고 마스크를 착용하고 있는 모습은 어느덧 오늘날의 일반적인 패션으로 자리 잡게 되었습니다. 마스크를 끼고 있는 모습은 마치 마음껏 말을 할 수 없는 세상에서 서로를 단절시킴으로써 스스로의 세계에 갇혀있는 우리의 폐쇄적 모습을 보는 듯합니다. 단지, 외출을 자제하라는 답답한 안내가 기다리고 있고, 외출 후에는 깨끗이 씻으라는 둥, 비타민 C가 풍부한 과일이나 야채를 많이 섭취하라는 둥, 물을 자주 마시라는 둥, 이러한 방법들 또한 미세먼지에 대하여 그날그날 대처하는 습관적인 방법으로 자리 잡아 왔습니다. 자가용 대신에 대중교통을 자주 사용하라, 공기청정기를 적극적으로 사용하라, 청소할 때는 청소기 대신에 물걸레를 사용하라는 등의 방법론들은 희망을 담은 메시지가 될 수는 없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이러한 현실 속에서 우리는 나무야말로 대기오염을 흡착시켜 공기 중의 미세먼지를 걸러내는 역할을 한다는 사실을 묵과할 수가 없습니다. 나뭇잎 뒷면에 돋아난 미세한 털들이 공기 중에 떠다니는 화학물질과 미세먼지를 흡착하게 되며, 이 나뭇잎은 토양의 미생물에 의해 오염물질을 분해한다는 겁니다. 국립원예특작과학원의 김광진 연구원은 ‘공기정화식물’을 일상적으로 가까이 두라는 대안을 주고 있습니다. 가끔 숲 입구에서 ‘대기오염 물질을 흡수하는 숲’이라는 제목의 현판이 우뚝 서 있는 모습을 보게 될 겁니다. 숲은 미세먼지를 정화시켜주기 때문에 미세먼지에서 가장 안전한 곳은 숲이라는 말들을 하고 있습니다.

아이들이 실내에서만 지낼 수는 없습니다. 물론 미세먼지 농도가 짙을 때는 밖에 나가면 안 되겠지만, 미세먼지의 상태가 용이할 때는 될 수 있는 대로 바깥활동을 펼쳐야 된다고 봅니다. 바깥이야말로 아이들의 팔과 다리를 쭉쭉 뻗을 수 있고, 우리의 기개와 이상을 마음껏 펼칠 수가 있겠습니다. 나무가 집합적으로 많이 있는 곳, 바깥에서 가장 아름답고 편안한 곳, 숲이야말로 우리의 답답한 현실을 긍정적으로 해결해 줄 수 있는 장소라고 볼 수 있겠습니다.

김정화 수성대학교 유아교육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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