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LA 다저스 류현진/사진=OSEN
[한국스포츠경제 김주희] '코리안 몬스터' 류현진(30·LA 다저스)이 973일 만에 승리의 기쁨을 맛봤다. 살아난 변화구가 '부상 전 류현진'의 모습을 떠올리게 했다.
류현진은 1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필라델피아와 홈 경기에 선발 등판해 5⅓이닝을 1실점으로 막았다. 안타와 볼넷을 3개씩 내줬지만 삼진을 9개 빼앗으며 올 시즌 최다 탈삼진을 기록했다.
날카로운 변화구에 필라델피아 타자들은 속수무책으로 당할 수밖에 없었다. 미국 야구 분석 전문 사이트 브룩스베이스볼에 따르면 류현진의 이날 투구 93개 중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한 건 체인지업(35개)이었다. 이어 직구(32개), 커브(16개), 슬라이더(10개)를 섞어 던졌다. 직구 최고 구속은 148km에 그쳤지만 현란한 '포(four) 피치'에 타자들의 방망이는 계속 끌려 나왔다.
류현진은 1회 선두타자 세자르 에르난데스와 프레디 갈비스에게 연속 안타를 맞아 선제점을 내주며 불안한 출발을 했다. 하지만 '확실한 변화구'를 갖고 있는 류현진은 빠르게 안정을 찾아갔다. 그는 1회 계속된 무사 1·2루 위기에서 마이켈 프랑코에게 시속 127km 체인지업을 던져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이어진 2사 1·2루에서도 마이클 손더스는 몸쪽 체인지업으로 헛스윙 삼진 처리했다.
2회에는 닉 피베타에게 체인지업으로 헛스윙 삼진을 이끌어냈고, 3회 선두타자 에르난데스는 커브로 헛스윙 삼진을 잡아냈다. 6회 무사 1루에서 대니얼 나바에게는 슬라이더로 헛스윙 삼진을 뽑아내는 등 다양한 구종으로 삼진 퍼레이드를 펼쳤다.
송재우 MBC SPORTS+ 해설위원은 이날 류현진의 투구에 대해 "변화구를 많이 구사하면서 구속에 변화를 줬다. 체인지업이 안 좋을 때는 커브나 슬라이더를 잘 활용했다"며 "공이 빠르진 않았지만, 직구를 타자 몸쪽에 보여준 뒤 바깥쪽으로 체인지업이나 슬라이더를 던져 필라델피아 타자들의 타이밍을 빼앗는 영리한 피칭을 했다"고 평가했다. 이어 "다양한 구종을 던지면서 최근 경기에서 더 좋은 결과가 나오고 있다"고 설명했다.
2-1로 앞선 6회 1사 1루에서 마운드를 내려온 류현진은 팀이 5-3으로 이기면서 2014년 9월1일 샌디에이고전 이후 973일 만의 승리를 신고했다. 올 시즌 4패 뒤 거둔 값진 첫 승이다.
'괴물' 류현진을 떠올리게 하는 역투였다. 류현진은 메이저리그 데뷔 직후인 2013년과 2014년 스트라이크존 구석구석을 찌르는 빠른 직구와 체인지업, 슬라이더, 커브 등 4가지 구종으로 상대 타선을 압도하며 2년간 28승(15패)를 올렸다. 하지만 2015년 어깨 수술을 받았고, 지난해 7월8일 샌디에이고와 640일 만의 복귀전에서는 밋밋한 직구와 제구가 되지 않은 변화구로 인해 4⅔이닝 6실점에 그쳐야 했다. 이후 팔꿈치 수술로 다시 한 번 재활 과정을 거친 후 돌아온 올 시즌은 확실히 다르다.
지난 달 25일 샌프란시스코와의 경기에서 6이닝 5피안타 1볼넷 3탈삼진 1실점을 기록한 그는 이날도 4가지 구종을 다양하게 구사하며 상대 타선을 막아냈다. 시즌 초반 부진 원인으로 꼽혔던 투구시 팔 각도(릴리스 포인트)도 한층 높아진 모습을 보였다.
손혁 MBC SPORTS+ 해설위원은 "마운드에서의 표정이나 제스처가 과거 좋았을 때로 돌아간 것 같다. 자신감도 되찾은 것 같다"며 "등판할수록 더 좋아지는 모습이다. 마운드가 낯설지 않아졌다는 게 가장 좋고, 타자들과 오랜 만에 상대를 하는 것에도 익숙해지고 있다. 구속은 경기 막판 92마일(148km)까지 나왔지만, 앞으로 더 올라올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주희 기자 juhee@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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