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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행기표까지 샀는데… 막스의 내한 취소 그 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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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행기표까지 샀는데… 막스의 내한 취소 그 후

입력
2017.05.01 1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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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가수 리처드 막스가 한반도 정세 불안을 이유로 내한 일정을 돌연 최소해 구설에 올랐다. 리처드 막스 사회관계망서비스
미국 가수 리처드 막스가 한반도 정세 불안을 이유로 내한 일정을 돌연 최소해 구설에 올랐다. 리처드 막스 사회관계망서비스

노래 ‘나우 앤드 포에버’로 1990년대를 풍미한 미국 가수 리처드 막스는 최근 한국행 항공권 티켓을 끊었다. 오는 6월 인천, 서울, 부산에서 총 세 차례의 내한 공연을 앞두고 국내에서 사전 홍보 행사 일정을 진행하기 위해서다.

1일 막스의 내한 공연 관계자에 따르면 막스의 매니저는 이날 밤 인천항공에 도착하는 비행기 티켓을 예매한 뒤 한국 공연 주최사 측과 인천 공항에 누가 나와 막스와 숙소로 동행할 지 등의 동선까지 점검하며 한국 행을 준비했는데, 돌연 내한 취소로 입장을 바꿨다.

막스의 한국행을 막은 건 그의 소속사였다. 막스의 소속사는 지난달 29일 한반도 정세 불안 등을 이유로 방한 우려의 뜻을 내한 공연 주최사에 전해왔고, 결국 하루 뒤인 30일 오전 이메일을 보내 한국 내한 취소 결정을 최종적으로 통보했다. ‘널리 알려진 한반도의 군사적 긴장감으로 인해 막스에 방한 일정 연기를 권유했다’는 게 이유였다. 이로 인해 막스는 2일 예정됐던 내한 공연 기자회견과 JTBC 예능프로그램 ‘비정상회담’ 등의 녹화 일정을 전면 취소했다. 막스가 지난달 30일 내한 행사를 돌연 취소한 과정이다. 또 다른 공연 관계자는 “미국 측에서 대선(9일)전까지는 아무래도 어수선하니 방한을 미루는 게 좋을 것 같다는 의견이 지배적이었다고 한다”고 귀띔했다. 미국의 핵추진 항공모함 칼빈슨호의 한반도 이동 등 북핵 문제로 인한 한반도 정세를 국내와 달리 매우 불안하게 바라봐 벌어진 일이다.

미국 가수 리처드 막스 소속사 측이 방한 일정 취소를 통보하며 내한공연 주최사에 보낸 이메일.
미국 가수 리처드 막스 소속사 측이 방한 일정 취소를 통보하며 내한공연 주최사에 보낸 이메일.

막스의 내한 공연 주최사는 6월 공연은 예정대로 진행한다는 계획이지만, 분위기가 좋지 않다. 영국 밴드 콜드플레이(4월15, 16일)를 비롯해 영국 가수 코린 베일리 레이와 미국 가수 노라 존스(4월23일) 등은 한반도 정세와 상관 없이 최근 잇따라 한국을 찾아 공연을 마쳤다. 더 나아가 오는 3일 첫 내한 무대를 앞두고 있는 미국 래퍼 위즈 칼리파는 정작 공연 시간을 한 시간 더 늘려달라는 요청을 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막스 측이 ‘너무 유난을 떠는 게 아니냐’는 목소리가 네티즌 사이에 높아지고 있다.

막스는 지난해 국내 항공기의 기내 난동을 제압해 ‘의인’처럼 국내에 비춰졌고 큰 주목을 받았다. 새 앨범 발매나 신곡 발표로 인한 월드 투어 일환으로 한국을 찾는 게 아니라 국내의 특별한 이슈와 맞물려 내한 공연을 연 성격이 짙은데, 정작 한반도 정세가 불안하다고 하니 한국 방문에 한 발을 빼는 모습을 보여 싸늘한 눈총을 받는 것이다. 공연계의 한 종사자는 “막스가 ‘한국을 사랑하는 가수’ 이미지가 강한 데 이번에 너무 몸을 사린 듯한 인상을 줘 내한 공연에 긍정적인 영향만을 주진 않을 것 같다”고 조심스럽게 내다봤다.

갑작스러운 내한 취소로 막스에 대한 호감도가 낮아졌다고 하나 그를 향한 ‘보이콧 움직임’은 경계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내한 공연 기획사의 한 관계자는 “해외 아티스트 쪽에서 정말 ‘한국 괜찮냐’고 물어보는 문자를 최근 여럿 받았다”며 “일부 해외 아티스트 쪽에선 미국 잠수함의 한반도 이동 등의 사안을 매우 심각하게 보고 있는 것 같더라”고 말했다. 해외 영화인들이 몰리는 제18회 전주국제영화제(4월27일~5월6일)를 찾은 한 일본 영화 관계자에 따르면 예년에 비해 영화제를 찾는 일본 영화인의 방문도 부쩍 줄었다.

양승준 기자 come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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