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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외교정책,전략인지 즉흥인지 불명확” “북핵문제 해결에 中美 양국 협력 필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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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외교정책,전략인지 즉흥인지 불명확” “북핵문제 해결에 中美 양국 협력 필수”

입력
2017.04.30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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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징이 베이징대 한반도연구센터 교수.
진징이 베이징대 한반도연구센터 교수.

중국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취임 이후 지난 100일간 일반적인 예상을 깨고 미국과 우호ㆍ협력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4월 위기설’이 불거지는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이 연일 중국에 강경한 대북 공조를 요구하자,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은 미국의 통상압박의 예봉을 벗어나기 위해 경제ㆍ외교ㆍ군사적인 수단을 총동원해 이에 적극적으로 동조하는 모습을 보였다. 북한이 태양절과 인민군 창건일 등 굵직한 기념일을 거치면서 핵실험 등 고강도 도발을 하지 않은데 대한 중국의 공도 적지 않은 상황이다. 무엇보다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 핵 문제 해결을 외교정책의 맨 앞에 배치하면서 양국간 우호의 분위기가 어느때보다 뚜렷하다. ‘북핵 절대 불용’이라는 공통된 이해관계가 무수한 갈등현안을 잠시 뒷전으로 미뤄놓은 셈이다.

진징이(金景一) 베이징대 한반도연구센터 교수는 29일 한국일보와의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우선순위에 올려둔 북핵 문제 해결에는 중미 양국의 협력이 필수라는 점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면서 “지난한 과정을 거치겠지만 결과적으로 중미관계는 중국이 구상하는 신형대국관계를 지향하는 쪽으로 나아가게 될 것”이라고 낙관했다.

_트럼프 대통령 취임 후 100일간의 외교정책을 평가한다면.

“여전히 판단하기가 쉽지 않다. 당초 고립주의를 표방했지만 실제로는 다른 모습을 보이는 경우가 많고, 평지풍파를 일으키는 트럼프 대통령의 여러 언급이 전략적인지 즉흥적인지도 불명확하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 핵ㆍ미사일 문제 해결을 외교정책의 최우선 과제 중 하나로 상정한 점은 높이 평가할 만하다.”

_트럼프 대통령의 북핵 문제 해결 의지가 분명하다고 보는 건가.

“역대 미국 대통령 가운데 정말로 북핵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나선 건 트럼프 대통령 아닌가 싶다. 전임 오바마 행정부는 북핵 문제의 실질적인 해결책을 모색하는 것보다는 중국을 견제하고 포위하기 위해 이를 활용하는 데 치중했다. 트럼프 행정부도 북핵 문제를 갖고 중국을 압박한다지만 오바마 행정부와는 목적이 전혀 다르다.”

_오바마 행정부와는 달리 중국과의 협력을 중시한다는 얘기인가.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과 트럼프 대통령은 정상회담에서 원칙적으로 충돌ㆍ갈등하지 않는 관계를 지향했다. 이는 중국이 그간 주장해온 신형대국론을 미국이 수용한 것으로 볼 수 있다. 북핵 저지가 전제이긴 하지만 중국을 고립시키는 게 아니라 협상하고 협력하는 파트너로 삼겠다는 의사를 분명히 한 것이다.”

_미중 정상회담 이후 중국이 끌려가는 것 아니냐는 시각도 있다.

“100% 부정하긴 어렵다. 트럼프 대통령은 북핵 문제와 경제ㆍ통상 문제를 연결시켰다. 중국으로선 환율조작국 지정이나 세컨더리 보이콧(2차 제재) 시행 등의 여파에 민감할 수밖에 없다. 외교의 핵심은 국익 추구다. 그나마 북한이 중국에 협력한다면 모를까 지금처럼 대북 레버리지가 약화된 상황에서 엄청난 손실과 부담을 감수한 채 북한을 두둔할 수는 없는 일이다.”

_미중 간 우호ㆍ협력관계가 지속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나.

“중미 양국의 이해관계가 언제나 같을 수는 없기 때문에 지금의 우호ㆍ협력관계가 때로는 갈등ㆍ충돌관계로 바뀔 수 있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트럼프 대통령 개인의 기질이나 지금 보여지는 북핵 문제 해결 의지로 볼 때 중미관계나 북한 문제에서 오바마 행정부 때와는 다르게 협상의 여지가 생겼다는 점이다.”

베이징=양정대 특파원 torch@hankookilbo.com

진징이(金景一) 교수는 베이징대 국제관계학원에서 법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한국학중앙연구원과 일본 게이오대에서 교환교수를 지내는 등 중국 내 대표적인 동북아ㆍ한반도 문제 전문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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