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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4전 125기' 김지현, 눈물의 우승으로 KLPGA 춘추전국시대 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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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4전 125기' 김지현, 눈물의 우승으로 KLPGA 춘추전국시대 열다

입력
2017.04.30 17: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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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승 트로피를 든 김지현/사진=KLPGA

[한국스포츠경제 정재호] 김지현(26ㆍ한화)이 8년간의 무승 징크스를 깨고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125번째 대회 만에 마침내 정상을 밟았다. 김지현은 올해 6개 대회 동안 배출된 3번째 첫 우승자로 박성현(25ㆍKEB하나은행)이 미국으로 떠난 뒤 KLPGA 투어의 본격적인 춘추전국시대가 열렸음을 알렸다.

김지현은 30일 경기도 용인의 서닝포인트 컨트리클럽(파72ㆍ6,500야드)에서 벌어진 제7회 KGㆍ이데일리 레이디스 오픈 with KFC(총상금 5억원ㆍ우스 상금 1억원) 최종 3라운드에서 버디 6개와 보기 1개를 묶어 5언더파 67타를 작성했다.

첫날 이븐파에 이어 이틀 동안 15타를 몰아서 줄인 김지현은 사흘간 합계 15언더파 201타가 되며 나란히 14언더파에 그친 통산 5승의 이정은5(29)와 시즌 2승에 도전한 이정은6(21ㆍ토니모리)을 따돌렸다.

이날 경기는 18번 홀(파5)에서 연출된 김지현의 약 8m 버디가 압권이었다. 14언더파로 먼저 경기를 마친 두 이정은이 지켜보는 앞에서 마지막 조의 공동 선두 김지현이 버디 퍼팅을 시도했고 거짓말처럼 홀 컵에 떨어뜨렸다. 오르막 퍼트가 뒷벽을 맞고 들어갈 정도의 강한 스트로크였다. 전날 프로 데뷔 후 생애 베스트 스코어(10언더파)이자 코스 레코드를 수립한 뒤 최종 라운드를 앞두고 "우승은 따라오는 것이기 때문에 긴장하지 않겠다"고 마음을 비운 김지현이 과감하게 내지른 승부수가 통했다.

우승 확정 후 그 동안의 시련이 생각난 듯 눈물을 왈칵 쏟을 만큼 감격스러운 우승이었다. 김지현은 지난 시즌 31개의 대회에 나서 준우승 1회 및 톱10에 8번을 드는 등 상금 13위(3억5,367만원) 및 평균 타수 11위(71.59타) 오른 실력자다.

그러나 유난히 우승 운이 없었다. 김지현은 2009년 6월 투어에 입회했으나 이렇다 할 성적을 내지 못하다 2011년 2부 드림투어로 내려가야 했다. 이듬해 1부 투어에 재진입해 꾸준히 상위권의 성적을 냈지만 유독 우승과 인연을 맺지 못했다. 지난해에는 두산 매치 플레이에서 연장전으로 끌려가 다 잡았던 우승을 박성현에게 넘겨준 일은 두고두고 아쉬움을 남겼다.

오랜 기다림 끝에 맛본 첫 우승에 김지현은 "실감이 나지 않는다"며 "그 동안 우승을 쫓아다녔더니 달아났다. 이번엔 마음을 내려놨더니 우승이 따라왔다"고 말했다. 이어 "경기 내내 한 번도 리더보드를 보지 않았다. 18번 홀 버디 퍼트를 넣고 난 뒤에야 우승한 사실을 알았다"고 덧붙였다. "엄마가 제일 먼저 생각이 난다"며 울먹인 그는 기쁨의 눈물로 길었던 마음고생을 씻어냈다.

이정은5와 이정은6은 공동 준우승을 차지했다. 올해 계속해서 우승권을 맴도는 이정은6을 시작으로 박민지(19ㆍNH투자증권)와 김지현까지 첫 우승자가 무더기로 쏟아지며 춘추전국시대의 서막을 알리고 있는 KLPGA다. 이런 뉴 페이스들의 등장은 박성현이 독주한 지난 시즌 못지않게 흥미를 더하고 있다.

신예 하민송(21ㆍ롯데)은 4위(13언더파 203타)에 만족했다. 디펜딩 챔피언으로 끝까지 경쟁했던 고진영(22ㆍ하이트진로)은 막판 뒷심 부족으로 5위(12언더파 204타)에 머물렀다. 김해림은 이날 보기 없이 버디만 8개를 잡아 데일리 베스트인 64타를 치면서 6위(11언더파 205타)로 대회를 마쳤다.

정재호 기자 kemp@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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