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늦깎이 골퍼 김성용, 불혹 넘어 생애 첫 우승 달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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늦깎이 골퍼 김성용, 불혹 넘어 생애 첫 우승 달성

입력
2017.04.30 1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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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성용./사진=KPGA 제공.

[무안=한국스포츠경제 박종민] 현정협(34)과 김성용(41). 한국프로골프투어(KGT) 생애 첫 우승을 향한 두 베테랑의 경쟁은 치열했다.

30일 전남 무안 골프장 동코스(파72)에서 열린 KTG 유진그룹/올포유 전남오픈(총상금 5억 원) 최종 라운드 16, 17, 18번홀 3개 홀을 남겨둔 상황에서 현정협은 합계 12언더파로 김성용을 불과 1타 차 앞서고 있었다.

승부처는 16번홀(파5)였다. 현정협이 간신히 파 세이브를 한 데 반해, 김성용은 이글을 잡아냈다. 2위였던 김성용이 1위로 올라서는 순간이었다. 현장에 있던 약 100명 이상의 갤러리들은 환호성을 질렀다.

둘은 여태껏 KGT에서 우승을 해보지 못했다. 2009년 데뷔한 현정협은 올 해로 9년 차, 2007년 입문한 김성용은 11년 차를 맞았다. 우승이 목마른 둘은 서로 한 치의 양보 없이 끝장 승부를 펼쳤다.

승리의 여신은 결국 김성용의 손을 들었다. 김성용은 이날 이글 1개와 버디 5개, 보기 2개를 엮어 5언더파 67타를 기록했다. 최종합계 13언더파 275타를 적어낸 그는 현정협(12언더파 276타)을 1타 차로 제치고 KGT 생애 첫 정상에 등극했다. 그는 우승상금 1억 원을 거머쥐었다.

김성용은 골프를 늦게 시작했다. 그는 초등학교 때 태권도, 중학교 때 유도 선수로 활약하다 고등학교 3학년 때 KPGA 프로인 아버지 김양삼씨의 영향으로 골프를 접한 뒤 군 전역 이후 24세 때부터 본격적으로 골프 시작했다. 그러나 불혹이 넘은 나이까지 우승이 없어 골프를 그만 둬야 하는 생각도 했다. 그러던 순간 그는 마침내 우승컵을 들어올리며 골프 인생 2막을 활짝 열었다.

김성용은 이 대회에서 무서운 뒷심을 발휘했다. 그는 3라운드에서 깜짝 선두에 오르며 우승을 예감했다. 물론 이날 1번홀(파5)부터 보기를 내며 다소 흔들렸지만, 이후 9번홀(파5)까지 버디 3개를 잡으면서 다시 반등했다. 그러다 승부처인 막판 3개홀에서 극적인 역전을 일궈내며 꿈에 그리던 우승컵을 품에 안았다.

김성용의 우승 비결 중 하나는 심리적 안정이었다. 그는 대회 장소인 무안과 남다른 인연이 있다. 그는 광주 출신이며 아내는 무안 출신이다. 대회장과 처갓집은 불과 10분 거리 밖에 되지 않는다. 사실상 홈 필드에서 경기를 치른 셈이다.

김성용은 경기 후 "실감이 나지 않는다. 여기까지 올 것이라 생각도 못했다"면서 "퍼팅이 좋아져서 우승할 수 있었던 것 같다. 더 많은 승수 올릴 수 있도록 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남편의 우승 퍼트를 지켜보며 눈물을 보였던 아내는 "남편이 허리가 아팠었는데 극복하고 우승해서 정말 기쁘다"고 말했다.

한편 한창원(26)은 합계 8언더파 280타로 3위에 올랐다. 서형석(20)은 6언더파 282타로 4위에 자리했으며 이형준(25)은 5언더파 283타로 이기상(31)과 함께 공동 5위 그룹을 형성했다. 전날 선두였던 최고웅(30)은 4언더파 284타로 문도엽(26) 등 4명과 함께 공동 8위에 포진했다. 첫 날 선두로 나섰던 박은신(27)은 대회 후반부로 갈수록 타수를 잃으며 2언더파 286타 공동 14위로 밀렸다.

이상엽(23)은 이븐파 288타를 쳐 공동 24위에 머물렀다. 지난 해 2승을 올린 주흥철(36)은 1오버파 289타 공동 32위에 그쳤다. 그는 본지와 인터뷰에서 부진한 이유에 대해 "멘탈은 이상 없었다. 그러나 대회 전 주부터 허리가 아파 스윙을 하는 데 지장을 받았다"고 털어놨다.

무안=박종민 기자 mini@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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