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스포츠경제 최지윤] '아이돌 아니면 음악방송 출연은 하늘에 별 따기?'
지상파 음악방송에 아이돌 그룹 천지다. 한 회 15~20명 가까이 출연하지만 인디 가수나 밴드 등은 손에 꼽을 정도다. 아이돌 그룹 출연 비율은 8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팬덤이 강한 아이돌 그룹이 떼로 지어 출연해도 시청률은 1%를 넘기 힘들다. 이미 음악방송은 0%대 시청률로 추락하며 근근이 방송을 유지 중이다.
권병웅 중앙대학교 예술대학원 교수는 4월 27일 CKL '4차 산업혁명 시대 콘텐츠산업의 미래 세미나'에서 아이돌 그룹의 과도한 음악방송 장악 실태를 지적했다. 이번 세미나는 한국콘텐츠진흥원 주최로 한국음악콘텐츠협회, 한국음악레이블산업협회, 한국연예제작자협회 등 총 11개 단체가 참석했다.
KBS2 '뮤직뱅크'의 4주간(4월 1일~4월 30일 기준) 출연팀을 살펴보면 회당 20명 중 아이돌이 아닌 이들은 회당 2~3명(팀)에 불과했다. 아이유, 이선정밴드, 제이민, 홍대광, 천단비. 피터한, 이해리, 정기고 등이 비(非) 아이돌로 출연했다. 이마저도 SM엔터테인먼트, 로엔엔터테인먼트, CJ E&M, 스타쉽 엔터테인먼트의 레이블 스타쉽 엑스 등 대형기획사 소속 가수들이었다. 이 외 예성, 정은지, 공민지 등 아이돌 출신 솔로가 주를 이뤘다.
MBC '쇼! 음악중심'과 SBS'인기가요'도 별반 다르지 않았다. '쇼! 음악중심'은 4월 15일 방송 한 회를 아이돌 18명으로 채웠다. 이날 출연자 중 솔로는 걸그룹 에이핑크의 정은지가 유일했다. 4월 한 달간 인디가수 출연자는 노리플라이, 최낙타 단 2명뿐이었다. SBS '인기가요'의 4주간 출연자 현황을 살펴보면 인디밴드 장미여관, 힙합듀오 크라빗, 'K팝스타3' 출신 솔로 가수 피터한을 제외하고 아이돌 그룹이 대부분이었다. 4월 30일 방송은 출연자 17명 전원을 아이돌 그룹으로 구성했다.
이 뿐만이 아니다. 케이블방송은 특정 기획사 홍보용 프로그램을 제작하는 게 관행으로 자리 잡았다. 3대 기획사 SMㆍYGㆍJYP 엔터테인먼트와 손잡고 아이돌 그룹 독점프로그램을 제작하고 있다. Mnet '2NE1 TV' '믹스&매치' '식스틴', MBC every1'EXO 쇼타임' 등이 대표적이다. 이러한 행태는 음악 콘텐츠의 종다양성을 고려한 프로그램 편성이 아니라는 지적이 많다.
권 교수는 해결책으로 ▲장르별ㆍ연예기획사 별 음원방송 및 뮤지션 출연에 대한 전수 실태 조사 ▲특정 소속 뮤지션 홍보를 위한 독점 방송 프로그램의 금지 ▲음악방송 프로그램 특성화를 살리되 특정 장르의 편중 방지 쿼터제 도입 등을 제시했다.
황동섭 한국연예제작자협회 이사는 "음악방송의 아이돌 그룹 쏠림 현상은 콘텐츠가 다양하지 못해서가 아니라 시스템 문제다. 불필요한 규제를 없앴으면 좋겠다"며 개선을 촉구했다. 사진=KBS, MBC, SBS 제공
최지윤 기자 plain@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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