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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슬람 시장 개척한다면서 ‘할랄’은 빼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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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슬람 시장 개척한다면서 ‘할랄’은 빼라?

입력
2017.04.30 1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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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단체 반대” 이유 대구시 몽니에

대구할랄협회 세종시에 사단법인 신청

유승철 할랄산업협회 회장이 이슬람 할랄시장의 성장 가능성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김민규기자 whitekmg@hankookilbo.com
유승철 할랄산업협회 회장이 이슬람 할랄시장의 성장 가능성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김민규기자 whitekmg@hankookilbo.com

중국의 사드 보복으로 지자체마다 수출 다변화를 추진하고 있는 가운데 대구시가 타 종교단체의 반대를 이유로 이슬람 시장 진출을 시도하고 있는 협회의 발목을 잡아 논란이다.

대구지역 58개 중소기업이 가입한 할랄산업협회 유승철(58) 대표는 이달 초 대구시 농수산유통과에 할랄산업협회를 사단법인으로 등록해달라고 신청했다.

하지만 대구시는 협회가 신청한 식품과 화장품, 의료공학 분야 중 식품만 허용키로 하고 명칭에서도 ‘할랄’을 빼라고 요구, 사단법인 설립 계획이 무산됐다. 할랄산업협회는 사단법인 신청이 무산되자 세종시에 신청했다.

할랄산업협회에 따르면 사단법인으로 등록되면 지자체의 지원을 받을 수 있고, 이슬람 국가들을 왕래할 필요 없이 수출할 수 있는 시스템까지 갖출 수 있어 제조업이 주류인 대구ㆍ경북 중소기업에게는 큰 도움이 된다.

대구시는 사단법인 이름에 할랄이라는 단어가 포함되면 이슬람을 거부하는 기독교단체에서 민원이 들어올 가능성이 높다는 걸 반대 이유로 들었다. 대구시는 지난해 6차 산업으로 할랄 육성 사업을 추진하다 “이슬람을 지원할 수 없다”는 기독교단체의 반대에 부딪쳐 중도 하차했다.

유승철 대표는 “할랄사업은 알코올 성분과 돼지고기 등 특정 식품을 빼는 등 이슬람이 요구하는 기준에 맞게 제품을 생산하면 그만”이라며 “수출이 목적인데도 특정 종교단체에 끌려다니는 대구시의 행정이 안타깝다”고 말했다.

반면 전남도는 최근 할랄 인증 농수산식품 수출업체를 대상으로 동남아 3개국 시장개척단 참가업체를 모집했고, 서울시와 인천시는 이슬람 관광객을 유치하기 위한 인프라 구축에 나서 대구시와 대조를 보이고 있다.

유 대표는 “이슬람 문화에 대한 이해 없이 종교적인 편향성과 오해 때문에 수출길을 막는다면 수출시장 다변화는 공염불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민규기자 whitekm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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