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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FTA 재협상하면 5년간 최대 19조원 수출 손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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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FTA 재협상하면 5년간 최대 19조원 수출 손실”

입력
2017.04.30 14: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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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나리오A:관세율 재산정

대미 적자 큰 車ㆍ기계ㆍ철강 타깃

수출 치명타에 15만명 실직 예상

시나리오B:관세철폐 유예

수출 손실액 66억 달러 전망

5만4,000개 일자리 감소 추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최근 언급한 한ㆍ미 자유무역협정(FTA) 재협상이 실제로 추진될 경우 우리나라는 앞으로 5년간 최대 170억달러(약 19조4,000억원)의 수출 손실액을 떠안아야 한다는 분석이 나왔다. 미국 신통상정책 기조에 대응해 국내 산업의 피해를 줄일 수 있는 전략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한국경제연구원은 이 같은 내용을 담은 ‘한미 FTA 재협상과 미일 FTA의 경제적 파급효과 분석’ 보고서를 30일 발표했다.

보고서는 한미 FTA 재협상이 두 가지 방법으로 이뤄질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이를 시나리오 A와 B로 나눠 각각이 우리 산업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했다. 산업 분야는 한미 FTA 재협상으로 대미 수출 타격이 클 것으로 예상되는 자동차, 정보통신기술(ICT)ㆍ정보통신기기, 가전, 석유화학, 철강, 기계, 섬유 등 7가지를 대상으로 했다.

시나리오 A는 미국 입장에서 무역적자가 급증한 산업에 대해 관세율을 다시 산정하는 재협상 방식이다. 특히 한미 FTA 체결 이후 미국의 대 한국 무역적자 증가액이 연평균 2억달러 이상인 자동차, 기계, 철강 산업에 한해 관세가 조정될 것으로 가정했다. 그 결과 이 시나리오가 현실화하면 2021년까지 3가지 산업의 수출손실액이 170억달러에 육박하고, 15만4,000여명이 일자리를 잃을 것이라는 추정이 나왔다. 산업별로는 자동차ㆍ자동차부품 분야의 수출손실액이 101억달러, 일자리 손실 9만명으로 최대치가 예상됐다. 기계와 철강 산업의 수출손실액은 각각 55억달러, 14억달러로 전망됐고, 일자리 손실은 5만6,000명, 8,000명으로 추산됐다.

시나리오 B는 한미 FTA의 관세 철폐 기간을 향후 5년간 늦추는 방향으로 재협상이 진행된다는 가정이다. 관세 철폐 이후 지난 5년간 주요 제조업의 대미 수출 관세 철폐가 급하게 이뤄졌다는 미국의 주장을 반영한 것이다. 이 시나리오에선 우리나라의 주요 7개 수출산업의 수출손실액이 2017~2021년 66억달러에 이르고, 5만4,000개 일자리가 감소할 것으로 계산됐다. 시나리오 B에서도 수출손실이 가장 큰 분야로는 자동차 산업이 꼽혔다. 손실액이 22억달러에 달하고 2만명이 일자리를 잃는다고 예상됐다.

보고서는 한미 FTA가 개정된다면 두 시나리오 가운데 A가 현실화할 가능성이 조금 더 높다고 봤다. 미국 입장에선 대 한국 무역적자액을 한미 FTA가 발효되기 이전인 2012년 수준으로 만회하는 게 중요하기 때문이다. 보고서를 작성한 최남석 전북대 교수는 이에 대한 공세적 대응방안으로 “미국 현지 직접투자를 확대하는 한국 기업에게도 미국이 자국으로 돌아오는 제조업체들에 제공하는 세제혜택이나 규제완화를 동일한 수준으로 적용하도록 요구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임소형 기자 precar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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