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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이상 한빛이 같은 청년 없어야 한다”…마지막 촛불집회 울린 어머니의 호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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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이상 한빛이 같은 청년 없어야 한다”…마지막 촛불집회 울린 어머니의 호소

입력
2017.04.29 2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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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촛불집회가 열린 29일 오후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시민들이 촛불 파도타기 퍼포먼스를 선보이고 있다. 정반석 기자

대선을 열흘 앞둔 29일 오후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적폐청산을 요구하는 마지막 촛불집회가 열렸다. 이날 무대에서는 고 이한빛 피디 유가족과 성소수자 등 보다 나은 사회를 꿈꾸는 시민들의 자유 발언이 이어졌다.

박근혜정권퇴진비상국민행동(퇴진행동)은 이날 오후 7시부터 광화문 광장에서 시작된 ‘23차 범국민행동’에서 “이번 대선에서 촛불 민심의 염원이 실종됐다”며 철저한 적폐 청산을 촉구했다. 광장에 모인 5만여명(집회측 추산)의 시민들은 "촛불이 이긴다"는 구호와 함께 마지막 촛불을 들었다. 지난해 10월 29일 박근혜 정권 퇴진을 요구하며 시작된 촛불집회는 이날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마지막 촛불집회를 맞은 시민들의 마음에는 후련함과 아쉬움이 교차했다. 이날 촛불집회에 처음 참석한 인하대 재학생 강현준(20)씨는 “동갑내기인 세월호 학생들을 추모하기 위해 왔다”며 “평화집회로 대통령 탄핵과 구속까지 이끌어 낸 것은 엄청난 성과”라고 감격했다. 반면 아내 및 초등학생 두 딸과 함께 온 회사원 이창수(49)씨는 “이번 대선에서 촛불 시민들의 요구가 제대로 논의되지 못해 안타깝다”며 “노력하는 만큼 대우 받는 공정한 세상이 오려면 멀었다”고 답답해했다.

이날 고 이한빛 PD의 어머니인 김혜영(59)씨가 무대에 올라 “아직도 28살 아들의 죽음이 믿어지지 않는다”며 시민들의 관심을 부탁했다. 이 피디는 드라마 ‘혼술남녀’가 종영한 다음날인 지난해 10월 26일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김씨는 “사회적 약자들을 위해 월급을 내놓겠다고 말한 착한 아들이었다”며 “뜨거운 불덩이를 안고 살아 온 지난 6개월은 인간의 삶이 아니었다”며 울먹였다. 또한 “더 이상 한빛이처럼 목숨을 잃는 청년이 없어야 한다”며 회사 측의 사과와 재발방지책을 요구했다. 이를 지켜 본 회사원 김휘동(36)씨는 “야근하지 말라는 말만 있을 뿐 지켜지지 않는 것이 현재 노동현실”이라며 “목숨을 끊기까지 얼마나 고통스럽게 고민했겠냐”고 안타까워했다.

대선을 앞두고 선거법 개정이나 성소수자 차별 반대 등 시민들의 다양한 요구도 이어졌다. 인천 효성고 3학년인 김현모 군은 “참정권이 없어 무척 화가 난다”며 “우리들의 빼앗긴 투표권을 어른 여러분이 대신해달라”고 부탁했다. 남웅 행동하는성소수자인권연대 운영위원장은 “혐오는 인권을 후퇴시킨다”며 “차별금지법이 있었다면 대선 후보들이 동성애 혐오를 퍼트리는 일은 없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날 주최측은 '대선을 말한다'는 주제를 내걸고 시민들의 자유발언으로 무대를 채웠다.

본 집회를 마친 시민들은 사드(THAADㆍ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강행을 비판하는 구호를 외친 후 총리공관을 향해 행진했다. 시민들은 오후 9시 30분쯤 광화문 광장으로 돌아와 마지막 촛불집회를 마무리할 예정이다.

이날 오후 2시에는 광화문광장 곳곳에서 최저임금 인상을 촉구하는 ‘만원행동’ 캠페인이 진행됐다. 오후 6시부터는 4.16연대가 주최한 사전집회로 세월호 참사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 세월호에서 사망한 기간제 교사들의 순직 인정을 촉구하는 집회가 열렸다.

앞서 자유한국당이 촛불집회를 열 수 없도록 해달라며 서울시를 상대로 서울행정법원에 광화문광장 사용허가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냈으나 재판부가 29일 기각결정을 내리면서, 이날의 마지막 촛불집회는 열릴 수 있었다. 친박 단체인 국민저항본부는 이날 집회를 여는 대신 조원진 새누리당 대선후보의 대한문 및 신촌 유세에 참가했다.

정반석 기자 banseok@hankookilbo.com

영화 '브이 포 벤데타' 복장을 착용한 회사원 김휘동(36)씨가 29일 오후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열린 마지막 촛불집회에서 촛불을 들고 있다. 정반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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