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내륙 북창서 발사는 전례 없어
어디서든 쏠 수 있다 자신감 과시
칼빈슨 동해 전개 앞둔 긴장 고조 시점
성능 평가 후 의도적 공중폭발 가능성도
북한이 29일 발사한 탄도미사일의 정체가 오리무중이다. 이달 들어 두 차례 실패한 북극성 계열 고체연료 미사일이라는 분석과 항공모함 칼빈슨의 동해 전개를 앞두고 이를 겨냥한 함정 공격용 미사일이라는 추측까지 온갖 해석이 난무하고 있다.
합참은 “평안남도 북창 일대에서 북동쪽으로 발사한 탄도미사일이 최대 고도 71㎞까지 올라 수분 만에 공중 폭발했다”고 밝혔다. 군 관계자는 “비행시간에 비춰 미사일 잔해가 동해가 아닌 북한지역 내륙에 떨어졌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북창은 평양에서 북동쪽으로 60㎞가량 떨어진 북한지역의 한복판이다. 미그-21 공군기지가 있는 곳으로, 북한이 이곳에서 미사일을 발사한 전례가 없다. 따라서 북한이 이동식발사대에 실어 내륙 어느 곳에서든 미사일을 발사할 수 있다는 점을 과시하려는 의도로 보인다.
눈길을 끄는 건 발사장소다. 북한이 이달 5일과 16일 발사 직후 폭발한 미사일은 모두 해안인 함경남도 신포 일대에서 쏜 것이다. 이 미사일은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의 성능 개량을 위한 발사라는 분석이 유력하다. 북한은 개발 초기단계여서 성능이 검증되지 않은 미사일의 경우 이처럼 바닷가에서 쐈다. 폭발 위험성 때문이다.
따라서 내륙인 북창에서 발사한 이번 미사일은 성능에 어느 정도 자신감을 갖췄다는 의미로 볼 수 있다. 이달 들어 잇따라 발사한 북극성 계열 미사일과는 다를 수도 있다는 것이다. 정부 소식통은 “같은 종류의 미사일을, 그것도 발사 위험성이 더 큰 내륙에서 쏜다는 건 좀 이상하다”고 말했다.
이에 북한이 스커드 미사일 개량형을 발사했다는 관측이 나온다. 북한은 지난달 6일 평안북도 방현 일대에서 스커드-ER 미사일 4발을 발사해 1,000㎞를 날아간 전력이 있다. 성능이 검증된 미사일이다. 항공모함 칼빈슨의 동해 전개를 앞두고 이 미사일을 항모 타격용으로 개량하고 있다는 것이다.
반면 북한이 의도적으로 미사일을 공중 폭발시켰을 가능성도 있다. 최대고도 71㎞까지 올라간 미사일이 정상 비행한다면 최소 200여㎞는 날아간다. 북창에서 거리를 감안하면 함경남도를 거쳐 동해 방향이다. 칼빈슨이 동해에 바짝 근접한 상황에서 동해로 미사일을 쏘는 건 군사적으로 상당한 부담이 될 수 있다.
하지만 북한은 한미 연합 독수리 훈련이 끝나는 시점에 맞춰 또다시 미사일을 발사하면서 미국과 국제사회를 겨냥한 무력시위를 계속하겠다는 의지를 과시했다. 북한은 지난해 한미 군사 훈련 기간에 총 21발의 장사정포와 탄도미사일 발사를 감행했고, 올해는 5차례에 걸쳐 8발의 탄도미사일 도발을 시도했다. 군 당국은 이중 3월 6일 발사한 스커드-ER 4발만 성공한 것으로 보고 있다. 김광수 기자 rolling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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