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북정책 발표한 트럼프 정부에
협상이냐 대결이냐 압박 제스처
북한이 29일 오전 탄도미사일 1발을 발사했으나 수 분간 비행하다 공중에서 폭발한 것으로 추정된다. 미국 항공모함 칼빈슨호(CVN 70)의 한반도 전개를 앞두고 이를 견제하기 위한 무력시위로 풀이된다. 미국이 최근 대북압박과 더불어 협상 의지도 드러내는 상황에서 대결과 대화 중 하나를 선택하라고 압박하는 성격의 저강도 도발이라는 분석도 제기된다.
합동참모본부는 이날 "북한이 오늘 오전 5시30분께 평남 북창 일대에서 북동방향으로 탄도미사일 1발을 발사했으나 실패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이 미사일은 북창에서 방위각 49도의 북동쪽 방향으로 최대고도 71km까지 올라가며 수 분간 비행했다가 공중 폭발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한미 군 당국은 북한이 이날 발사한 미사일의 종류를 분석하고 있다. 군 당국은 일단 중장거리미사일인 북극성2형(KN-15) 계열이거나 스커드-ER 등 개량중인 미사일일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또 신형 스커드 계열의 중거리 대함 탄도미사일인 KN-17을 발사했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지난 5일과 16일에도 북한은 함남 신포 일대에서 탄도미사일 1발씩을 발사했지만, 연달아 실패했다.
북한의 이날 미사일 발사는 주변국들의 외교,군사적 움직임에 대한 견제 성격이 강하다. 미국 항공모함 칼빈슨호가 한반도로 근접하고 있고 미국 뉴욕에서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28일(현지시간) 북핵 문제를 모색하는 장관급회의를 열었다.
아울러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대북정책 발표에 대한 반응으로도 해석된다. 트럼프정부는 최근 경제와 외교적 수단을 활용해 북한을 압박하는 한편 협상의 문도 열어두겠다는 내용을 골자로 한 대북정책을 공식 발표했다. 국책기관의 한 전문가는 "북한 입장에서 일단 미국의 협상 의지를 끌어내는 데 성공한 흐름"이라며 "미국에 대결국면으로 갈 것인지, 협상으로 갈 것인지를 촉구하기 위한 무력시위가 당분간 지속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합참은 "북한이 우리의 경고를 무시하고 계속 도발한다면 그에 상응하는 대가를 분명히 치르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조영빈 기자 peoplepeopl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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