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후보 방송토론서 정면 충돌
洪 “배배 꼬였다” ... 沈 “눈ㆍ귀 막고 사나”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선후보와 심상정 정의당 대선 후보가 28일 열린 TV토론에서 정면 충돌했다. 심 후보는 시작부터 “홍 후보와 말을 섞지 않으려 했다”며 거리를 뒀다. 심 후보는 이른바 ‘돼지발정제’ 파문 이후 홍 후보의 사퇴를 요구하며 홍 후보와의 토론을 사실상 보이콧해 왔다. 홍 후보도 지지 않고 “나도 심 후보와 얘기 하기 싫다”며 불쾌감을 드러냈다.
심 후보는 이날 서울 상암동 MBC 사옥에서 열린 중앙선거방송토론위원회 주관 대선후보 2차 토론회에서 홍 후보와 정책검증 토론 차례가 되자 “토론의 룰은 국민의 권리고 (홍 후보가) 너무 악선동을 하기에 토론에 임한다”고 말했다.
심 후보는 담뱃세ㆍ유류세 인하에 대한 입장을 묻는 홍 후보의 질문에 이같이 운을 뗐다. 그러면서 “담뱃세를 논하기 전에 홍 후보는 사과해야 한다”며 “그 당에서 인상하지 않았느냐. 법인세를 깎고 서민 주머니를 털어 대기업 곳간을 채워놓고, 감세 이야기를 할 자격이 있느냐”고 꼬집었다.
홍 후보도 “하냐, 안 하냐를 물었다”며 “나도 심 후보와 이야기 하기 싫다. 할 수 없어서 하는 것”이라고 날을 세웠다. 심 후보가 “미세먼지 대책의 핵심이 에너지 소비를 줄이는 것인데, 서민들의 표 얻으려고 유류세를 인하하겠다는 포퓰리즘 공약은 그만둬라”고 거듭 지적하자, 홍 후보는 “그렇게 모든 것이 배배 꼬여 가지고…”라며 투덜거렸다. 심 후보도 끝까지 "제가 배배 꼬인 게 아니라, 그 당에서 (그렇게 했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홍 후보는 그러면서 ‘강성 귀족노조’ 색깔론을 또 꺼내 들었다. 그는 “노조에 얹혀서 정치하는 분들, 노조와 파트너가 돼 정치하는 분들은 비정규직을 말할 자격이 없다"며 "노조에 얹혀서 정치하는 행태 이제는 없어져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심 후보는 이어진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와의 토론에서 노동 유연성 문제에 대한 얘기가 나오자 “홍 후보는 귀를 막고 눈을 막고 사는 것 같다”고 비판했다. 그는 “대한민국은 OECD 국가 중 가장 장시간 노동을 하고, 비정규직 비율도 높다. 중대재해 불패의 1위고, 성별 임금격차 또한 관련 통계를 낸 이후 불패의 1위”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홍 후보의 노조 관련 공세가 이어지자, 유승민 바른정당 후보는 “홍 후보는 모든 문제가 강성 귀족 노조 탓이라고 보는 것 같다”며 “그런데 비정규직 문제만 해도 노조 없는 사업장 경우는 설명이 안 된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이동현 기자 nani@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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