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친 듯했던 서울 삼성이 홈 팬들 앞에서 저력을 발휘하며 챔피언결정전(7전4선승제) 승부를 원점으로 돌려 놓았다.
삼성은 28일 잠실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16~17 KCC 프로농구 챔프 4차전 안양 KGC인삼공사와 홈 경기에서 82-78로 승리했다. 이로써 1승2패로 밀렸던 삼성은 2승2패로 다시 균형을 맞추고 최소 6차전까지 시리즈를 몰고 갔다.
6강 플레이오프 5경기, 4강 플레이오프 5경기에 이어 14경기째를 치르며 체력을 소진한 삼성은 경기를 거듭할수록 불리한 상황이다. 이날도 1쿼터 초반 잇따른 턴오버를 범하면서 KGC인삼공사에 연속 10점을 내줬다.
그러나 이상민 삼성 감독의 말처럼 모처럼 찾아 온 우승 기회를 놓칠 수 없다는 삼성 선수들의 정신력과 집중력은 놀라웠다. 삼성은 1쿼터 3분 11초를 남기고 상대 외국인 선수 데이비드 사이먼의 두 번째 파울 덕에 좋은 기회를 잡았다. KGC인삼공사는 단신 외국인선수 키퍼 사익스가 발목을 다쳐 사이먼 홀로 풀타임을 책임져야 했기에, 파울 관리 차원에서 사이먼을 벤치로 불러들였다. 삼성은 이를 놓치지 않고 국내 선수만으로 맞선 KGC인삼공사를 높이에서 압도하며 1쿼터를 13-14까지 추격했다. 기세를 이어 2쿼터에서는 역전에 성공한 뒤 리카르도 라틀리프와 마이클 크레익을 앞세워 종료 5분 30여 초를 남기고 28-22로 앞서나갔다.
재역전을 허용해 37-40으로 2쿼터를 마친 삼성은 3쿼터에서도 또 한번 흐름을 가져 올 수 있는 상황을 만들었다. KGC인삼공사의 기둥인 오세근이 3쿼터 종료 7분 39초를 남기고 4반칙으로 파울트러블에 걸려 벤치로 물러난 것. 3쿼터 4분 25초 전엔 상대 팀 김철욱이 크레익에게 반칙을 한 뒤 항의하는 과정에서 심판을 터치해 테크니컬 파울까지 저질렀다.
이번엔 점수 차를 크게 벌리지 못했지만 자신감을 얻은 삼성은 4쿼터 초반 문태영의 연속 3점 슛으로 균형을 깼다. 경기 종료 4분여 전엔 임동섭이 연속 득점을 기록하며 75-67까지 벌렸다. 라틀리프는 76-71로 앞선 경기 종료 2분 전부터 연속 득점을 넣어 쐐기를 박았다. 라틀리프는 29점, 13리바운드를 기록해 플레이오프 26번째 더블더블을 기록했다. 크레익은 23점, 문태영도 13점으로 힘을 보탰다.
두 팀은 하루 쉰 뒤 다시 장소를 KGC인삼공사의 홈인 안양체육관으로 옮겨 5차전을 치르다. 성환희기자 hhsung@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