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 하나에 추억과, 별 하나에 사랑과...
70~80세대들에게 “저 별은 나에 별 저별은 너에 별”로 불리는 윤형주의 ‘두 개의 작은 별’ 노래가사는 추억으로 가는 그리움의 ‘은하철도’이기도 하다.
그리고 윤동주가 쓴 시 ‘별 헤는 밤’에서... “별 하나에 추억과, 별 하나에 사랑과, 별 하나에 쓸쓸함과, 별 하나에 동경과, 별 하나에 어머니 어머니.... 어머님, 나는 별 하나에 아름다운 말 한마디씩 불러 봅니다”로 이어지는 별들의 노래들.
주말을 맞은 지난 4월22일 인천 영흥도 바닷가의 봄 밤. 아직은 싸늘한 해풍이 가슴을 파고드는 한 리조트 주변 잔디벌판에 40여명의 70~80세대들이 대지에 누워 밤하늘의 별을 눈이 시리도록 바라보고 있었다.
이들은 서울시 50플러스재단이 개설한 ‘50플러스인생학교’의 중부캠퍼스(마포구 백범로 서울복지타운) 제1기 학생들. 별을 찾아 우주로 향해하는 배의 이름을 따 ‘드래곤(Dragon)호’ 워크숍이 열렸고, 그 중의 한 프로그램인 ‘별 헤는 밤’ 시간이었다.
“눈꽃처럼 쏟아져 내리는 북극성과 북두칠성, 카시오페이아 별들을 대하면서 윤동주의 시가 더 새롭게 다가왔어요. 그리고 저 역시 언젠가 지구를 떠나면 하늘의 별이 되고, 그곳에서 다시 어머니를 뵙게 될 것이라는 생각을 하게 됐답니다.”
과정에 참가한 천은기 씨(여. 서울 마포구. 유아교육)의 말이다. 이번 경험이 무디어진 감성을 되살려 어린이들을 위한 동화구연 교육에 좋은 소재가 될 것이라는 기대감을 나타냈다.
‘조금은 다른 삶에 용기를 더하는 50플러스 인생학교’의 취지가 마음에 들어 지원하게 됐다는 유재환 씨(서울 강남구).
그는 “드래곤호 항해를 경험으로 미래를 향한 인생항로를 더욱 알차게 개척할 수 있게 됐다”고 말하고, “40여명의 동창생들과 함께 꾸민 ‘돌멩이를 진 할머니의 인생길’을 통해 내가 진정 지고가야 할 짐과 내려놓아야 할 짐을 곰곰 생각하게 됐다”고 밝혔다.
◇디지털사회를 보충할 50+세대의 아날로그 감성
이처럼 이들은 연극의 출연자가 되어 신체언어로 자아를 재미있게 표현하기도 한다. 또한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와 같은 유년기 놀이를 하며, ‘신호등 듣기’를 통해 파란 불에서 가다가, 빨간 불에서 멈추거나, 노란 불에서 천천히 걷는 행동을 반복하기도 한다.
이에 대해 양정무 박사(홍익대 출강. 미술학)는 “스마트폰과 게임이 범람하는 21세기 디지털시대에서 청소년들이 결핍하기 쉬운 아날로그 감성을 50~60대 우리사회의 중추세대가 메워주는 의미가 크다”며, “어디로 가며, 어디에서 서고, 어디에서 천천히 걸어야 하는지를 경험해온 것 자체가 우리사회의 큰 미학적 자산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50플러스인생학교’는 50~60대를 대상으로 인생후반기에 있는 자아를 탐색하고, 정체성을 확립하면서 새로운 도전과 용기를 갖는 인생재설계 교양 프로그램.
아직은 크게 알려지지 않은 상태임에도 불구, 서울 중부캠퍼스 제1기생 50명 모집에 100여명의 지원자가 몰려 2대1 이상의 경쟁률을 기록했을 만큼 기대와 인기가 높다.
주 1회 4시간씩 모두 12차례의 일정으로 ▷삶의 주연과 조연 ▷영화와 연극을 통해 본 자아탐색 ▷의미 있는 도전자들과의 만남 ▷자급자족의 인생2막 ▷커뮤니티 활동 등 다양한 교육프로그램이 이어진다.
이번 ‘드래곤호’ 주말 워크숍은 고선주 중부캠퍼스 관장도 참석한 가운데, ‘50플러스인생학교’의 정광필 학장과 구민정 부학장이 주관하고, 현길용, 서하경 씨가 지도강사로 참가했다. 학교 측에서는 조한종 교육사업실장과 문혜란 프로젝트매니저(PM)가 현장에 파견돼 교육지원에 나섰다.
유승철 뷰티한국 편집위원 cow242@beauty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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