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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패 ‘백지선호’, 꿈의 무대로 가는 경우의 수는

입력
2017.04.28 0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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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의 무대 월드챔피언십 승격에 도전하는 남자아이스하키 대표팀. 대한아이스하키협회 제공
꿈의 무대 월드챔피언십 승격에 도전하는 남자아이스하키 대표팀. 대한아이스하키협회 제공

한국 남자 아이스하키가 오스트리아에 패했지만 새 역사로 가는 길은 여전히 열려있다.

백지선(50) 감독이 이끄는 남자 아이스하키 대표팀은 28일(한국시간) 우크라이나 키예프에서 열린 2017 국제아이스하키연맹(IIHF) 아이스하키 세계선수권 디비전 1 그룹 A(2부리그) 4차전에서 오스트리아에 0-5로 완패했다.

개막 후 거침 없이 3연승을 달렸던 ‘백지선호’는 이날 에릭 리건과 김원중, 박우상(이상 안양 한라)이 부상으로 결장하는 악재 속에 패해 기세가 한풀 꺾였지만 29일 우크라이나를 상대로 승점 2점을 추가하면 내년 5월 덴마크에서 열리는 2018 IIHF 아이스하키 월드챔피언십(톱 디비전)으로 승격할 수 있다.

참가 5개국이 모두 ‘마지막 승부’ 만을 남겨 놓고 있는 가운데 어느 팀이 월드챔피언십 승격의 기쁨을 누릴지는 오리무중이다. 오스트리아(3승1패ㆍ승점 9)가 선두를 달리고 있고 한국(3승1패ㆍ승점 9)과 카자흐스탄(2승1연장패1패ㆍ승점 8), 폴란드(2승1연장패1패ㆍ승점 7)가 뒤를 따르고 있다. 헝가리(1승3패ㆍ승점 3)는 승격이 좌절됐고, 개최국 우크라이나(4패ㆍ승점 0)은 최종전 결과에 상관 없이 강등이 확정됐다.

오스트리아와 한국은 최종전에서 승점 2점을 추가하면 월드챔피언십 승격을 확정하는 유리한 상황이다. 카자흐스탄의 경우 헝가리와의 마지막 경기에서 승점 3점(정규 피리어드 승)을 따낸 후 오스트리아-폴란드, 한국-우크라이나전 결과에 따라 승격 여부가 결정된다.

IIHF가 주관하는 모든 대회에서는 3포인트 시스템이 적용된다. 정규 피리어드(3피리어드 이내) 승리에는 승점 3점, 연장이나 게임위닝샷(GWSㆍ승부치기)에서 승리하면 승점 2점, 연장이나 GWS에서 패배하면 승점 1점이 주어진다.

승점에서 동률을 이룰 경우에는 득실보다 상대 전적이 우선한다(승자승). 3개 팀이 승점에서 동률을 이룰 경우에는 해당 팀으로 가상의 소그룹을 편성한 후 해당 팀간의 승점, 득실, 다득점의 순으로 타이브레이크 룰을 적용해 순위를 가린다. 한국은 카자흐스탄과 폴란드를 상대로 모두 승점 3점을 땄기 때문에 타이브레이크 룰이 적용될 때도 상당히 유리하다.

예를 들어 카자흐스탄이 헝가리를 잡고 승점 11점으로 대회를 마쳤을 경우 오스트리아가 폴란드에 연장승을 거두고 한국도 우크라이나에 연장승을 거두면 3개 팀이 승점 11로 동률을 이룬다. 이럴 경우 한국과 카자스흐스탄, 오스트리아로 별도 그룹을 만들어 타이브레이크 룰을 적용한다. 3개 팀이 서로 승패를 주고 받았기 때문에 3자간의 승점은 3점으로 동일하다. 다음으로 3개 팀 간의 득실을 따지는데 오스트리아가 한국, 카자흐스탄과의 대결에서 7득점 3실점 했기 때문에 +4로 가장 앞서 있다. 한국과 카자흐스탄은 5득점 7실점으로 득실이 같다. 이럴 경우 오스트리아가 1위에 오르고 두 팀이 동률로 남은 상황이기 때문에 승자승 원칙에 따라 한국이 2위가 된다.

하지만 한국이 우크라이나를 꺾으면 복잡하게 ‘경우의 수’를 따질 것 없이 월드챔피언십 승격이라는 감격을 안게 된다. 이번 대회 출전 국 가운데 유일하게 승점을 따내지 못하고 있지만 우크라이나는 만만히 볼 상대는 아니다. 4연패를 당하고 있지만 무기력한 대패를 당한 적이 한번도 없고 오스트리아(0-1), 폴란드(1-2)와 한 골 차 승부를 펼쳤다.

특히 주전 수문장 에두아르드 자하르첸코는 비록 패배에 빛이 바랬지만 3경기에 출전, 세이브성공률(SVP) 0.942를 기록하는 눈부신 선방을 보이고 있다. 자하르첸코는 지난해 세계선수권 디비전 1 그룹 B 대회에서도 5경기에서 SVP 0.954, GAA(경기당 평균실점) 1.21을 기록하는 놀라운 활약으로 우승을 이끄는 등 우크라이나 대표팀의 기둥 노릇을 하고 있다.

한국 아이스하키는 국제 대회에서 우크라이나와 세 번 맞붙어서 승리하지 못했다. 1993년 세계선수권 C풀에서 처음 만나 1-16으로 참패했고 2014년 경기 고양에서 열린 세계선수권 디비전 1 그룹 A 5차전에서도 2-8로 대패하는 수모를 당했다. 지난해 12월 폴란드 그단스크에서 열린 유로 아이스하키 챌린지 대회에서는 연장까지 가는 접전 끝에 2-3으로 패배했는데 당시 한국은 베스트 멤버를 출전시키지 않았다.

김지섭기자 oni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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