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경제연구원, ‘계층상승 사다리 국민인식’ 보고서
2013년 75.2%에서 더 높아져…“교육, 계층상승 기회 높인다” 19.8% 뿐
우리나라 국민의 80% 이상은 ‘개인의 노력만으로 계층 상승 가능성이 낮다’고 인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계층 상승 사다리로서 교육에 거는 기대도 갈수록 낮아지고, 더 좋은 일자리로 옮겨갈 가능성도 낮다고 보는 것으로 조사됐다.
현대경제연구원이 지난 5~14일 전국 성인남녀 805명을 대상으로 ‘계층상승 사다리에 대한 국민인식’을 설문조사해 27일 발표한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의 83.4%는 개인이 열심히 노력하더라도 계층상승 가능성이 낮다고 답했다. 계층상승 가능성에 대한 부정적 인식은 2013년 75.2%, 2015년 81.0%에서 갈수록 확대되고 있다.
남성보다는 여성이, 저소득 가구보다 중ㆍ고소득 가구에서 계층상승 가능성을 낮게 보고 있었다. 남성의 경우 79.9%가 낮다고 봤으나 여성은 86.9%가 열심히 노력해도 계층상승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응답했다. 부정적 응답은 월소득 300만원 미만 가구가 80.7%, 500만원 이상 가구는 84.6%로 나타나, 중소득 이상에서 더 위로 올라가기 힘들 것으로 전망하고 있었다. 연령과 고용형태에 따라서도 계층상승 가능성에 대한 부정적 인식은 달리 나타났는데, 특히 40대 자영업자가 92.9%로 가장 부정적이었다.
과거 우리 사회에서 계층상승의 가장 큰 원동력이 됐던 교육에 대한 기대도 점점 더 낮아지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교육을 통한 계층상승 기회가 높다는 응답은 2015년 24.0%에서 올해 19.8%로 하락했다. 교육이 계층상승의 수단으로 작용하지 않는다는 부정적 인식은 80.2%에 달했다.
또 ‘우리나라에서 개인이 열심히 노력한다면, 비정규직 같은 나쁜 일자리에서 정규직 같은 좋은 일자리로 옮겨갈 가능성은 어느 정도라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응답자의 84.1%는 가능성이 낮다고 답했다. 이 역시 2015년 82.2%에서 1.9%포인트 상승한 것이다. 남성(82.0%)보다 여성(86.0%)가 일자리 질 상승에 거는 기대가 낮은 것으로 조사됐다.
계층상승 가능성을 높이기 위한 정부 정책으로 응답자 52.4%는 ‘고소득층 세금 확대를 통한 중산층ㆍ서민의 복지 확대’라는 소득재분배를 꼽았으며 이어 ‘일자리 창출 등을 통한 소득 증대’(26.8%), ‘사교육비, 주거비, 의료비 등의 지출 부담 완화’(20.7%) 등의 순이었다.
백다미 현대연 선임연구원은 “계층상승 사다리가 탄탄한 사회일수록 개인의 자발성이 발현돼 경제사회적 역동성기 커지고 경제성장과 사회통합 정도가 높아진다”며 “계층상승 사다리를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대혁 기자 selected@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