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반 문제 아냐”… 논란 후 이틀 만에 해명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는 27일 ‘동성애 발언’ 논란과 관련, “그 분들(성 소수자)에게 아픔을 드린 것 같아 여러 가지로 송구스럽다”고 입장을 밝혔다. 25일 4차 TV토론에서 관련 발언으로 곤혹스러운 상황에 빠진 지 이틀 만이다.
문 후보는 이날 국회 의원회관에서 당의 통합정부추진위원회 주최 토론회 후 기자들과 만나 “그 분들이 주장하는 가치와 저는 정치인으로서 현실적인 판단을 해야 하기 때문에 좀 차이가 있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런 차이로 그분들에게 아픔을 드렸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문 후보는 “다만 그날 (토론회에서) 질문 받았던 것은 ‘군대 내 동성애’에 대해서였기 때문에, 그 부분에 찬성하지 않는다고 말한 것”이라며 “동성애에 대한 생각은 명확하다. 허용하고 말고, 혹은 찬반의 문제가 아니라 각자의 지향이고 사생활에 속하는 문제”이라고 설명했다.
문 후보는 이어 “지금 성 소수자들이 요구하는 가치기준에 비춰보면 제가 말씀 드린 게 많이 부족할 수 있다”면서 “그러나 현실 정치인으로 지금 정치 상황 속에서 저의 입장 밝히는 것이다. 거기서 있을 수 밖에 없는 간극에 대해서는 이해를 구한다“고 거듭 밝혔다. 그는 그러면서 “성 소수자 국민들이 아직 우리 사회적 차별에 고통을 겪고 있고, 성적인 지향 때문에 차별 받지 않고 당당하게 자기 생활을 할 수 있는 세상을 바라고 있다”고 덧붙였다.
문 후보는 군대 내 동성애와 동성혼 합법화, 차별금지법 제정 등에 관해서는 부정적인 입장을 견지했다. 문 후보는 “군대는 동성 간 집단생활을 하고 있기 때문에 동성애가 허용된다면 많은 부작용들이 있을 수 있다. 군대 내 동성애를 허용하는 것은 아직 이르다”고 말했다. 동성혼 합법화에 대해서는 “우리 사회가 동성혼까지 받아들일 수 있는 사회로 가야겠지만 지금은 그럴 수 없는 상황”이라며 “지금 상황에서 동성혼 합법화에 반대한다는 의사를 밝힌 것”이라고 말했다. 차별금지법 역시 공론화 과정이 더 필요하다는 취지다.
문 후보는 앞서 25일 TV토론에서 동성애와 관련한 홍준표 자유한국당 후보의 질문에 "동성애에 반대한다. 합법화에 찬성하지 않는다"며 "저는 좋아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이에 다음날인 26일 문 후보의 기자회견장에 성 소수자 인권운동가 10여명이 동성애자 인권을 상징하는 무지개 깃발을 들고 나타나 “동성애자 혐오 발언을 사과하라”며 기습시위를 벌이는 등 홍역을 치렀다. 문 후보는 당초 SNS 등을 통해 관련 입장을 밝힐 예정이었으나 사안이 위중하다고 보고 현장에서 입장을 발표하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혼잎 기자 hoihoi@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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