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2분기 이후 3분기 만에 최고… 시장 예상보다 높아
설비ㆍ건설 투자도 호전… 제조업 성장률 6년여 만에 최고
우리 경제의 올해 1분기(1∼3월) 성장률(전기 대비)이 시장의 예상보다 높은 0.9%를 기록하며 작년 2분기 이후 최고 수준을 보였다. 글로벌 경기 회복으로 수출이 지속적인 회복세를 이어간 데다 건설과 설비투자도 증가하면서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가 점차 커지고 있다.
한국은행이 27일 발표한 ‘1분기 실질 국내총생산 속보치’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국내총생산(GDP)은 383조5,995억원(계절조정기준)으로 전 분기보다 0.9% 늘었다. 이는 작년 4분기 성장률(0.5%ㆍ잠정치)보다 0.4%포인트나 상승한 것이자 작년 2분기(0.9%) 이후 3분기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전년 동기 대비 올 1분기 성장률은 2.7%로 이 역시 작년 2분기(3.4%) 이후 최고다.
분기 성장률은 2015년 4분기부터 6분기째 0%대에 머물고 있지만 작년 3분기와 4분기 각 0.5%를 기록한 뒤 올 1분기에 반등했다. 올 1분기 성장률은 금융시장의 전망치(0.7∼0.8%)보다 높은 수준이다. 올해 경기가 지금 같은 상승 탄력을 유지한다면 올해 성장률이 한은의 전망치(2.6%)보다 높아질 거란 기대도 나온다.
올 1분기 성장에는 설비투자가 높은 증가세를 지속한 가운데 건설투자와 수출이 증가세로 돌아선 영향이 크다. 설비투자는 전 분기보다 4.3%가 늘었다. 작년 4분기 증가율 5.9%보다는 낮아졌지만 전년 동기 대비로 보면 14.3%에 달할 정도로 높은 증가세다. 최근 반도체 업종이 초호황을 구가하면서 반도체 제조용장비 등 기계류 투자가 급증한 것으로 풀이된다.
작년 4분기에 -1.2%를 기록했던 건설투자는 5.3% 증가로 돌아섰다. 건설업체의 분양물량 증가 등으로 작년 1분기(7.6%) 이후 4분기 만에 가장 높은 증가율을 기록했다.
수출은 반도체, 기계 및 장비 등을 중심으로 1.9% 증가했다. 작년 4분기 0.1% 감소에서 증가세로 돌아선 것이다. 특히 재화수출은 증가율이 2.6%로 집계돼 2012년 3분기(3.4%) 이후 18분기 만에 가장 높았다.
민간소비는 비내구재와 서비스 소비가 줄었지만 해외소비가 늘면서 증가율이 작년 4분기(0.2%)보다 높은 0.4%로 집계됐다.
업종별로는 수출회복 덕에 제조업의 성장세가 두드러졌다. 올 1분기 제조업은 2.0% 성장해 2010년 4분기(2.2%) 이후 25분기 만에 가장 높은 성장률을 기록했다. 건설업도 올 1분기 4.0% 성장해 2015년 3분기(4.2%) 이후 6분기 만에 최고였고 농림어업도 1분기 성장률이 6.4%에 달했다. 하지만 서비스업은 도소매 및 음식숙박업, 문화 및 기타서비스업 등의 부진으로 0.1% 증가하는데 그쳤다. 서비스업의 1분기 성장률은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 1분기(0.0%) 이후 32분기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김용식 기자 jawohl@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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