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의 토종 우완에이스 류제국(34)에게 4월은 잔인한 달이었다. 발동이 늦게 걸리는 스타일이기도 했고, 승운도 따르지 않았다. 2013년 KBO리그 데뷔 첫 해 12승(2패)을 거두며 승률왕(0.857)을 차지할 때만 해도 승리의 아이콘으로 통했지만 2014년에는 첫 승을 9경기 만에 올렸다. 2015년은 부상 때문에 뒤늦게 합류해 24경기에서 4승9패로 최악의 시즌을 보냈다. 13승으로 개인 최다승을 올린 지난 시즌에도 초반에는 고전했다. 한 시즌으로 보면 4월에 힘들고, 등판하는 경기에서는 1회에 고전하는 류제국에겐 슬로스타터라는 달갑지 않은 별명이 붙었다.
그랬던 류제국이 데뷔 후 최고의 초반 페이스로 환골탈태해 LG 마운드의 기둥으로 우뚝 섰다. 류제국은 26일 잠실 SK전에 선발 등판해 6이닝 동안 탈삼진 7개를 곁들여 팀 홈런 1위(23개)의 SK 강타선을 단 1안타로 틀어 막았다. 볼넷은 3개를 내 줬다. 직구 최고시속은 140㎞에 그쳤지만 커브와 체인지업을 섞어 던지며 타이밍을 뺏었다. 9-0 완승을 이끈 류제국은 올 시즌 등판한 5경기에서 전부 승리를 따 내는 위력을 과시하며 제프 맨쉽(NC), 헥터 노에시(KIA)와 함께 다승 공동 선두에 합류했다. 류제국은 경기 후 “타자들이 초반에 점수를 많이 내 줘서 편하게 던질 수 있었고, 안정적인 수비로 많이 도와줬다”고 동료들에게 공을 돌렸다.
NC는 창원에서 재비어 스크럭스의 시즌 7, 8호 연타석 홈런을 앞세워 kt를 11-4로 꺾고 올 시즌 KBO리그 최다인 8연승을 질주했다. 스크럭스는 홈런 단독 2위로 올라서며 에릭 테임즈(밀워키)의 공백을 완벽히 메우고 있다. kt 박경수는 1회 솔로포, 9회 3점포를 터뜨렸지만 패배로 빛이 바랬다.
선두 KIA는 2,066일 만에 승패 마진을 +10으로 만들었다. KIA는 광주 삼성전에서 에이스 헥터의 호투에 힘입어 7-0으로 승리했다. 시즌 16승 6패가 된 KIA는 2011년 8월30일(64승 54패) 이후 5년 8개월, 날짜로 2,066일 만에 승률 5할에서 10승을 더 보탰다. 헥터는 7이닝 동안 112개의 공을 던지며 삼성 타선을 산발 4안타로 묶고 5승(무패)째를 챙겼다. 또 평균자책점을 1.22로 끌어내려 이 부문 3위로 올라섰다.
KIA는 0-0으로 맞선 3회 1사 후 김민식과 김선빈의 연속 2루타로 결승점을 뽑았다. 로저 버나디나의 유격수 내야 안타로 이어진 1사 1ㆍ3루에서는 이명기의 우익선상 2타점 3루타가 터져 3-0으로 달아나며 승기를 잡았다. 안치홍은 8회 승리를 확인하는 시즌 마수걸이 좌월 솔로 홈런을 터뜨렸다. 군입대 전인 2014년 9월6일 이후 963일 만의 홈런이다.
부산에서는 롯데가 한화를 8-2로 꺾었다. 두산은 고척스카이돔에서 연장 10회초 결승점을 뽑아 넥센을 4-3으로 제압했다. 성환희기자 hhsu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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