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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움의 기회 주는 것도 부처님의 가르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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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움의 기회 주는 것도 부처님의 가르침”

입력
2017.04.26 17: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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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얀마 전쟁고아 위해 고등학교 짓고 운영비도 대고

“한글교육 통해 한ㆍ미얀마 선린관계 돈독해졌으면”

“불우한 현실을 딛고 자아실현 기회 열어주고 싶어”

보연스님은 “미얀마 야자조 사원 학생들이 남을 배려할 줄 아는 사람으로 성장하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다.
보연스님은 “미얀마 야자조 사원 학생들이 남을 배려할 줄 아는 사람으로 성장하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다.

부처님 오신 날(5월 3일)을 맞아 미얀마에서 전쟁고아를 위해 학교 건물을 짓고 교육기자재와 장학금을 전달하는 등 그늘진 곳에 부처님의 말씀을 실천하는 비구니 스님이 있어 화제를 모으고 있다.

주인공은 울산 울주군 두동면 사회복지법인 원각선원 이사장 보연스님. 스님은 이달 중순 미얀마 양곤시에 있는 야자조 사원 전쟁고아학교에 컴퓨터 20대를 기증했다. 스님은 미얀마 전쟁고아학교 학생들이 컴퓨터가 없어 교육과 학습에 차질을 빚고 있다는 소식을 듣고 컴퓨터를 전달한 것이다. 스님은 앞서 지난해 2월 3억원을 들여 야자조 사원에 연면적 3,960㎡(600평) 규모의 3층짜리 고등학교 건물을 지어 기증했다.

전쟁으로 부모를 잃은 아이들과 어려운 가정의 자녀 1,500명을 무상으로 교육하는 야자조 사원은 지금까지 초ㆍ중학교 교육만 이뤄졌으나, 이곳에서 고교 교육도 받을 수 있게 한 것이다. 고교 건물 1, 2층은 280명의 학생을 동시에 수용할 수 있는 교실, 3층은 대강당이 각각 들어섰다.

보연스님은 “초등학교, 중학교 시설은 있는데 고등학교가 없어 졸업생 가운데 고교에 진학하는 학생이 한해 2~3명에 그치고 있다는 사실이 안타까웠다”며 “학생들에게 보다 큰 배움을 통해 불우한 현실을 딛고 자아를 실현할 수 있는 기회를 열어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우리나라 불교계가 개인자격으로 큰 돈을 들여 미얀마에 학교 건물을 세운 것은 이례적인 일로, 스님의 야자조 사원과의 인연은 지난 2015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원각선원 직원들의 연수를 위해 야자조 사원을 찾은 스님은 열악한 환경에서 공부하는 아이들을 위해 불사를 결심했다.

스님은 공사비 3억원을 마련하기 위해 틈틈이 기금을 모았고, 원각선원이 운영하고 있는 된장공장 수익금도 보탰다.

이 학교는 고교 교육과 함께 한글교육을 실시, 우수학생 3명을 선발해 유학비도 지원한다. 보연스님은 야자조 사원 우니타 대수도원장에게 학교운영비 1만달러(1,200만원)를 기증하고, 우수학생 3명에게는 대학 4년 간 전액 장학금 지원과 함께 한국 유학을 원할 경우 학비 전액을 지원하겠다고 약속했다.

한글교육은 미얀마 학생들도 한글을 배웠으면 하는 스님의 작은 소망이 받아들여진 것이다. 보연스님은 “사원에서 한국어 교육이 이뤄지는 것을 한 번씩 보고 싶은 것이 솔직한 심정”이라며 “이를 계기로 오랜 인연을 지닌 한국과 미얀마의 선린관계가 더욱 돈독해졌으면 한다”고 말했다.

한편 미얀마에서는 유엔 인권최고대표사무소(OHCHR)가 ‘지역 청소작전’으로 불리는 미얀마 정부군의 학살ㆍ성폭행 범죄에 따른 로힝야족 등 소수민족들의 인권유린 피해 실태를 담은 보고서를 내놓는 등 전쟁고아가 크게 늘고 있다.

보연스님은 “못 배워 어리석은 이들에게 배움의 기회를 주는 것이 부처님의 가르침”이라며 “타인에게 배려하고 보시할 줄 아는 인간을 만드는 것이 진정한 교육의 목표인 만큼 힘닿는데 까지 지속적으로 사원에 대한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다. 김창배 기자 kimcb@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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