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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크롱, 르펜 누가 돼도 ‘트럼프 딜레마’ 빠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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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크롱, 르펜 누가 돼도 ‘트럼프 딜레마’ 빠진다

입력
2017.04.26 1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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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마뉘엘 마크롱(왼쪽)과 마린 르펜(오른쪽)이 대선 1차 투표에서 각각 1위와 2위를 차지해 결선에 오른 가운데, 23일 두 후보자 지지자들 앞에서 연설 전 손을 흔들고 있다. 파리ㆍ보르도=AP 연합뉴스
에마뉘엘 마크롱(왼쪽)과 마린 르펜(오른쪽)이 대선 1차 투표에서 각각 1위와 2위를 차지해 결선에 오른 가운데, 23일 두 후보자 지지자들 앞에서 연설 전 손을 흔들고 있다. 파리ㆍ보르도=AP 연합뉴스

프랑스 대선에서 두 ‘아웃사이더’의 결선(5월7일)행이 확정된 가운데, 에마뉘엘 마크롱과 마린 르펜 중 누가 대통령이 되더라도 정부 운영에 차질이 적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정치적 기반이 이들처럼 취약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기성 정치를 바꿔보겠다며 기세등등하게 등장했지만, 취임 100일이 다 되도록 의회에 확고한 지지층이 없어 통치에 어려움을 겪는 것과 마찬가지로 이들도 이른바 ‘트럼프 딜레마(Trump dilemma)’에 빠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25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는 “두 후보 중 누가 대통령에 당선되더라도 가시밭길을 걷게 될 것”이라며 “법을 통과시키려면 그들 편에 선 국회의원들이 필요한데, 두 후보 모두 의회에 지지 기반이 취약하다”고 평가했다. 현재 마크롱이 이끄는 중도 성향의 신생 정당 ‘앙 마르슈!(전진)’는 국회에 의석이 한 자리도 없으며, 르펜이 소속된 극우 정당 국민전선(FN)은 하원 2석, 상원 1석 등 총 3석에 그치고 있다.

특히 당선 가능성이 높은 마크롱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더욱 큰 상황. WP는 “1차 투표에서 24%득표로 결선에 가는 것인데, 이는 결선 투표 제도가 마련된 1965년 이후 세번째로 낮은 득표율”이라며 “그만큼 열성적 지지자가 부족하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결선 진출에 실패한 프랑수아 피용 공화당 후보 등이 잇따라 마크롱 지지 선언을 밝히고 있지만, 결선 투표 약 한 달 후 치러지는 하원 국회의원 선거에서는 이 같은 단합을 보기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1년도 채 안 된 신생 정당이 기성 정당들을 상대하기는 역부족이라, 공화당과의 ‘동거정부’가 불가피하며, 이에 따라 프랑스 재건을 위한 각종 개혁이 발목 잡힐 것이란 설명이다. 도미니크 레니 파리정치대 교수는 “그(마크롱)가 이뤄내고 있는 일을 보면 놀랍다”면서도 “정치적 상황을 놓고 보면 매우 위험하다”고 평가했다. 르펜의 상황도 크게 다르지 않다. 2012년 르펜은 대선 1차 투표에서 17.9%의 지지를 얻었지만 르펜이 이끄는 FN은 하원에서 1석을 얻는 데 그쳤다.

이런 가운데 마크롱 측은 대선 승리와 총선 결과를 일찌감치 낙관하는 분위기다. 이에 마크롱이 샴페인을 너무 일찍 터트렸다는 시선도 적지않다. 마크롱은 1차 투표 직후 선거 캠프 직원들과 만찬을 갖고 1위 결선 진출을 자축했다. 6월에 있을 하원 선거에서도 과반 의석을 확보하는 데 자신 있다는 설명이다. 마크롱 측 대변인은 “프랑스 유권자들은 거대한 변화를 바란다. 1차 투표에서 우리 당 정치인들의 부활을 열망하는 움직임을 봤다. 앙 마르슈는 다수당을 차지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프랑스 1차 대선 투표에서 낙선한 극좌파 장 뤽 멜랑숑은 다른 낙선 후보들처럼 마크롱을 지지할지 말지를 고심 중에 있다. 멜랑숑은 반(反) 유럽연합 등 공약에서 르펜과 유사점이 많다. 앞서 멜랑숑이 결선에 진출하지 못할 경우 기권이나 한 발 더 나아가 르펜을 선택하는 지지자들이 많을 것이란 분석이 나온 만큼 멜랑숑이 마크롱을 지지하지 않는다면 결선 투표의 큰 변수가 생길 수 있다.

채지선 기자 letmeknow@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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