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주 절벽 이전 실적을 능가
현대중공업그룹의 조선 3사인 현대중공업, 현대삼호중공업, 현대미포조선이 올해 1~4월 총 39척의 선박 수주 실적을 올린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글로벌 조선업계의 수주 절벽 현상이 본격화하기 이전인 2015년 실적을 뛰어넘는 것으로, 업황이 회복되는 청신호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26일 현대중공업에 따르면 올해 1~4월 수주실적은 23억달러로, 작년 같은 기간의 5억달러(8척)와 비교해 4.7배 증가했다. 지난해 연간 수주실적이 64척(59억 달러)였음을 감안하면 올해는 4개월 만에 작년 전체 수주실적의 약 39%를 채운 셈이다.
이는 특히 글로벌 선박 발주량이 4,000만CGT(표준화물환산톤수)에 달했던 2015년 1~4월의 현대중공업 수주 실적인 33척을 웃도는 것이어서 주목된다. 영국의 조선ㆍ해운 전문 분석기관인 클락슨은 글로벌 조선업황이 점차 회복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지만, 5년 뒤인 2022년 전세계 선박 발주량이 2015년에도 못 미치는 3,960만CGT가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현대중공업(현대삼호중공업 포함)이 올해 수주한 선박은 선종별로 탱커 13척, 가스선 2척 등 총 15척(14억 달러)이다. 현대미포조선은 석유화학제품 운반선(PC선) 18척, 기타 6척 등 총 24척(9억 달러)을 수주했다. 특히 현대중공업그룹 조선 3사는 4월에만 총 18척(9억 달러)의 계약을 체결해 수주 실적이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게다가 현대중공업은 이달 말 액화석유가스(LPG)운반선과 수에즈막스급 유조선 등 총 3척, 현대미포조선은 액화천연가스(LNG) 벙커링선 2척의 계약을 앞두고 있다.
현대중공업 관계자는 “수주 관련 문의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두 배 이상 늘었다”며 “친환경 선박에 대한 기술력, 선제적인 경영개선 계획 수립을 통한 안정적인 재무건전성 확보가 수주 실적으로 이어지는 것 같다”고 말했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과거에도 시황이 회복되는 시점에 대형 조선소의 수주가 살아나고 시장 전반으로 분위기가 확산하는 경향을 보인 바 있다”며 “현대중공업의 수주 실적 개선을 시장 회복의 청신호로 해석할 수도 있다”고 분석했다.
한준규 기자 manbo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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