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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PL이 뭔지…' KBS가 눈치 보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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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PL이 뭔지…' KBS가 눈치 보는 이유

입력
2017.04.26 13: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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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스포츠경제 최지윤] SBS 월화극 '귓속말' 24회에서 이동준(이상윤)과 신영주(이보영)이 세탁기에 빨래를 돌리며 다정한 분위기를 풍겼다. 신영주는 세탁기 버튼을 누르며 "금방 되네"라는 설명도 덧붙였다. 두 사람은 나란히 서서 세탁기가 돌아가는 모습을 바라봤다. 적에서 동지가 된 둘의 거리감을 설명하는 모습치고는 어쩐지 어색하다. 마치 노린 듯 배치한 두 대의 세탁가전이 아무리 봐도 간접광고(PPL)의 '스멜'을 풍겼기 때문이다.

'귓속말' 뿐 아니라 요즘 드라마는 PPL의 향연이다. 극 전개와 상관없는 PPL이 불쑥불쑥 튀어나와 몰입감을 방해한다. 이 현상은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배치로 인한 한한령이 강화되면서 더욱 두드러지고 있다.

KBS 드라마사업부의 고위 관계자는 "오죽하면 그러겠냐!"고 하소연했다. 드라마 콘텐츠의 가장 큰 수익을 내는 중국시장이 막히면서 방송사들이 직격탄을 입었다. 몸값 높은 배우들의 출연료와 막대한 제작비를 감당하려면 PPL에 절대적으로 의존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지상파에 비해 tvN과 JTBC 등 케이블 및 종합편성채널의 PPL은 유독 심한 게 사실. 방송 중 중간광고 삽입이 자유로워 수월하게 수익을 챙길 수 있다. 올 초 신드롬을 일으킨 tvN '쓸쓸하고 찬란하神 도깨비'는 PPL로만 70억 원이 넘는 수익을 올린 것으로 알려졌다.

민영방송사인 SBS는 제작비 축소를 위해 일일극을 폐지했고, 다음 달부터 드라마에도 중간 광고를 도입할 예정이다. SBS 새 수목극 '엽기적인 그녀'는 30분씩 2부로 나뉘어 방송된다.

수신료로 운영되는 공영방송 KBS도 PPL 수익을 무시할 수 없다. 법망을 교묘하게 피해 중간광고를 삽입, 수익을 올리고 있다. 주중에 연달아 재방송되는 드라마를 1, 2부로 나눠 중간에 광고를 넣는 방법이다. 박보검, 김유정 주연의 '구르미 그린 달빛'은 지난해 이런 방식으로 짭짤한 수익을 올렸다. 이 관계자는 "대놓고 중간광고를 삽입하고 싶어도 공영방송은 민감할 수밖에 없다. SBS와 MBC가 어떻게 하는지 눈치를 보는 중"이라고 전했다.

지상파와 케이블 방송의 경계는 점점 무너지고 있다. 오히려 케이블 드라마 및 예능 프로그램이 더 인기를 끌기도 한다. 케이블 및 종편의 중간광고는 역차별이라는 지적이 많다. 이 관계자는 "따로 특혜를 줄 이유도 없다. 어쨌든 먹고 살기 힘든 건 마찬가지다. 모든 방송사가 좋은 드라마를 만드는 게 사명인데 시장이 이미 왜곡 돼 있다"며 안타까워했다.

이에 대해 KBS 정성효 드라마센터장은 "타사가 수익성 문제로 몸살을 앓고 있다. KBS는 타사에 비해 일일극, 주말극이 정체성을 가지고 선전하고 있다. 재미있으면서도 의미도 있는 작품을 많이 선보이겠다"고 했다. 사진='귓속말' 캡처

최지윤 기자 plain@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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