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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박근혜에 몰아줬던 50대 표심 갈라져 캐스팅보터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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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박근혜에 몰아줬던 50대 표심 갈라져 캐스팅보터로

입력
2017.04.26 0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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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54세, 文 37.7 安 27.2%

55~59세, 文 25.3 安 44.9%

노년층선 洪, 청년층선 沈 약진

TK 제외한 전 지역서 文우세

호남 유권자 文 지지율 55.1%

安이 앞섰던 블루칼라ㆍ주부층서

역전 현상… 후보 간 우열 사라져

충남 천안시 신부문화의 거리에서 집중 유세를 벌인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지지자들을 향해 두 손을 번쩍 들어 보이고 있다. 천안=오대근 기자
충남 천안시 신부문화의 거리에서 집중 유세를 벌인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지지자들을 향해 두 손을 번쩍 들어 보이고 있다. 천안=오대근 기자

지지율 1, 2위인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국민의당 안철수 대선 후보 지지층이 세대에 따라 확연히 갈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분수령은 386세대(1980년대 학번, 60년대 출생)였다. 전통적인 세대구조에서 보수색을 보여온 50대 중 초ㆍ중반 연령층이 문 후보로 돌아선 셈이다.

한국일보와 한국리서치가 24, 25일 전국 유권자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40대 이하 저연령대에서는 문 후보가 과반 지지율을 기록해 다른 후보들을 압도했지만, 50대 이상 고연령대에선 안 후보 지지율이 가장 높았다.

그러나 50대 유권자라도 모두 보수 성향을 띠는 것은 아니었다. 50~54세 응답자의 경우 문 후보 지지율(37.7%)이 안 후보(27.2%)를 10%포인트 넘게 앞선 반면, 55~59세에서는 문 후보(25.3%)보다 안 후보(44.9%)에게 표를 주겠다는 응답자가 많았다. 80년대에 대학에 들어가 민주화 운동을 이끌었던 386세대가 어느덧 50대 중반이 되면서 2012년 대선 당시 박근혜 전 대통령에게 62.5%를 몰아줬던 50대(방송사 출구조사) 표심에 5년 새 극적 분화가 일어난 것이다. 덕분에 50대의 문 후보(30.8%)와 안 후보(36.9%) 지지율 격차는 이제 6.1%포인트에 불과하다.

한국일보의 7, 8일 조사 결과와 비교하면, 50대 이상 노년층에서는 홍준표 자유한국당 후보의, 30대 이하 청년층에서는 심상정 정의당 후보의 약진이 각각 두드러졌다. 홍 후보의 경우 특히 60세 이상 응답자의 지지율이 10.6%에서 24.3%로 13.7%포인트나 뛰었고, 10ㆍ20대에서는 심 후보의 지지율이 4.2%에서 17.8%로 13.6%포인트 상승했다. 대신 모든 연령대에서 안 후보의 지지율이 큰 폭으로 하락했다. 김춘석 한국리서치 여론조사본부장은 “TV토론 평가가 심 후보가 워낙 좋았던 데다, 1, 2위 사이 격차가 벌어지면서 가장 성향이 진보적인 심 후보를 찍어도 정권을 교체하는 데에 지장이 없으리라는 판단을 청년층이 한 것으로 보인다”며 “안 후보에게 실망한 고령층은 홍 후보로 이동ㆍ결집하는 양상”이라고 설명했다.

지역별로는 대구ㆍ경북(TK)을 제외한 모든 지역에서 문 후보가 우세를 보인 것으로 조사됐다. 7, 8일 조사에서는 안 후보가 인천ㆍ경기와 충청, 호남, TK 등에서 문 후보에 앞서고, 부산ㆍ울산ㆍ경남(PK)에서도 문 후보와 오차범위 내에서 각축을 벌였다. 그러나 이번 조사에선 TK에서만 33.1%의 지지율로 19.8%에 그친 문 후보를 따돌렸을 뿐, 다른 지역의 경우 전부 오차범위 밖에서 문 후보에게 뒤졌다.

특히 2주 전까지만 해도 안 후보에 과반(50.7%) 지지를 보냈던 호남 유권자들이 대선이 다가오자 문 후보(55.1%)에게 힘을 실어주는 모양새가 뚜렷하다. 반면 ‘보수의 심장’ TK에서는 거꾸로 문 후보 지지가 31.4%에서 19.8%로 떨어졌고 홍 후보 지지는 2주 전 5.4%에서 18.3%로 크게 늘었다. 정관철 한국리서치 여론조사부장은 “홍 후보가 강조하고 있는 ‘안보 대선’ 프레임이 TK에선 어느 정도 주효한 듯하다”고 말했다.

직업에 따른 문ㆍ안 후보 간 우열도 사실상 사라졌다. 고령층이 많은 농ㆍ임ㆍ어업을 뺀 모든 직업에서 문 후보가 안 후보에 우위를 점했다. 특히 7, 8일 조사에서 안 후보가 앞섰던 ‘블루칼라’ 직업군과 안정 지향적인 주부층에서도 역전이 일어났다. 경기에 민감해 성장을 중시하는 보수에 표를 몰아주곤 했던 자영업자마저 안 후보(28.2%)나 홍 후보(13.8%)보다 문 후보(44.5%)를 더 많이 지지했다. 다만 진보 성향이 강한 ‘화이트칼라’에선 문ㆍ안 후보의 지지율이 모두 빠진 대신, 심 후보의 지지율이 5.2%에서 12.3%로 크게 올랐다.

권경성 기자 ficciones@hankookilbo.com

*상세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www.nesdc.go.kr)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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