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 유세 안희정 가족 포옹 “다음에는 안희정”
1만 5,000여명 시민들 ‘엄지척’ 콘서트 현장 방불
안철수 겨냥 대목에선 굵어진 발성으로 사기 꺾어
캠프 내부적으론 경거망동 하지 말라 ‘경계령’도
5ㆍ9 대선 공식 레이스 절반을 남겨두고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압승 몰이에 나섰다. 한 끗 차이의 승리가 아니라 압도적으로 이겨야 안정적 국정운영의 동력을 마련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문 후보는 24일 충남 천안 아라리오 광장 주변 집중유세에서 “역대 선거마다 충청이 대통령을 결정했다”며 “오늘 충남이 문재인을 대통령으로 확정해 압도적인 정권교체를 만들어 달라”고 호소했다. 호남에서 60% 이상 지지를 받고, 대구ㆍ경북(TK)과 50대 이상에서도 1등이라는 여론조사를 강조하며, 전국에서 고른 지지를 받는 최초의 국민통합 대통령이 되겠다고 외치는 대목에선 자신감이 흘러 넘쳤다.
유세 현장에 함께 나온 안희정 충남지사의 부인 민주원 여사와 큰 아들을 “제수씨”와 “정균이”라고 살갑게 호칭하며 포옹을 나눈 문 후보는 “이렇게 다 함께 뛰고 있으니, 질래야 질 수가 없다”며 “이번에는 문재인, 다음에는 안희정”이라고 약속하는 여유를 보이기도 했다.
문 후보는 최근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의 소몰이 연설을 겨냥한 듯 갑자기 굵어진 발성을 선보이며 “야당 후보까지 색깔론에 가세하고 있는데, 이랬다 저랬다 하는 불안한 후보에게 안심하고 맡길 수 있겠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날 유세 시작 전부터 구름 떼처럼 몰려든 1만 5,000여명의 시민들이 엄지 손가락을 치켜들며 문재인을 연호하는 장면은 흡사 콘서트장을 방불케 했다.
그러나 문 후보와 민주당에선 유세 현장과 바닥민심은 별개라며 경계심을 늦추지 않고 있다. 문 후보는 이날 자당 국회의원과 지역위원장들에게 “남은 15일 하루하루 긴장하고 제 모든 것을 바치겠다. 동지 여러분도 조금만 더 힘을 내달라”는 격려 문자를 일괄 발송했다. 민주당 선대위 회의에서는 말실수는 물론이고 상대 후보 진영을 자극하는 열성 지지자들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언행을 자제시켜야 한다는 경계령도 내려졌다.
천안=강윤주기자 kkang@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