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사설] 낡은 기성 정치에 대한 불신 보여 준 프랑스 대선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사설] 낡은 기성 정치에 대한 불신 보여 준 프랑스 대선

입력
2017.04.24 19:22
0 0

프랑스 대선 1차 투표 결과 중도파 에마뉘엘 마크롱 후보와 극우파 마린 르펜 국민전선 대표가 결선에 진출했다. 현지 여론조사를 보면 5월 7일 결선에서는 마크롱 후보의 승리가 예상된다. 프랑스 대선은 두 가지 점에서 시사하는 바가 적지 않다. 하나는 지난해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 결정과 미국의 트럼프 당선으로 현실화한 세계적 우익 포퓰리즘 확산에 대한 우려이고, 다른 하나는 유권자들의 새로운 리더십 갈망이다.

수년 사이 유럽 각국에서는 테러 위협이 최대 안보 현안이 되었다. 동시에 제2차 세계대전 후 서유럽 중심으로 추구된 지역 통합과 이민자에 대한 국경 개방 정책이 위협을 받아 왔다. EU 탈퇴ㆍ반이민을 앞세운 극우 정당이 유럽 각국에서 득세하는 상황이다. 유럽 전역이 극우 바람에 휩쓸릴 것인가를 가늠할 선거가 지난해 말 오스트리아 대선, 지난달 네덜란드 총선과 이번 프랑스 대선, 그리고 9월 치러질 독일 총선 등이다.

오스트리아 대선이나 네덜란드 총선에서는 극우 정당의 대권 장악이나 집권당 부상은 없었다. 1차 선거에서 4강 구도를 형성했다가 탈락한 공화ㆍ사회 양당 후보가 마크롱 지지를 선언한 프랑스에서도 ‘프렉시트’를 약속한 르펜이 당선되기는 어려워 보인다. 하지만 이런 결과만으로 유럽에서 이민자 배척이나 자국우선주의 등 극우 바람이 잦아들었다고 보긴 어렵다. 오스트리아에 이어 프랑스 대선에서도 극우 정당 대표가 이례적으로 결선 투표에 진출했고, 네덜란드 자유당도 집권당이 되지는 못했지만 약진을 기록했다.

프랑스 대선에서 더욱 의미 심장한 것은 1958년 결선투표제 도입 후 처음으로 공화ㆍ사회당 후보가 2차 선거에 진출하지 못한 점이다. 60년 넘게 지속돼 온 양당 체제 대결에 대한 유권자의 실망과 함께 새로운 정치에 대한 기대를 보여 준다. 39세의 마크롱 후보는 당선된다면 역대 최연소 프랑스 대통령이 된다. 경제부처 공무원, M&A 전문가 등을 거쳐 사회당 정부에서 대통령 경제보좌관과 재정경제부 장관을 지낸 그는 중도 좌파 올랑드 정권에서 우파 경제정책을 주도한 것으로 유명하다. 관광지구 내 휴일ㆍ심야 영업 제한 완화, 주 35시간 노동제 반대 등이 대표적이다.

지금 프랑스는 우리와 마찬가지로 재정 비효율 개선 등의 구조 개혁과 성장동력 창출이라는 국가적 과제를 안고 있다. 마크롱의 부상은 이런 문제 해결에 대한 유권자들의 기대가 담긴 것으로 볼 수 있다. 비슷한 시기에 대선을 치르는 한국의 대선 후보들도 유념해야 할 대목이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