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매량 급감 위기에 현지 점검
베이징현대ㆍ충칭 공장 등 방문
“맞춤형 판매전략 다시 짤 계획”
올 들어 국내외 행사 직접 챙겨
정의선(사진) 현대자동차 부회장이 24일 중국을 찾았다. 사드(THAAD ㆍ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여파로 판매량 급감에 시달리고 있는 중국 현지 시장 점검에 직접 나선 것이다.
현대차그룹은 지난주 미국을 방문했던 정 부회장이 이날 현대차의 중국법인인 베이징현대(BHMC)와 올해 완공 예정인 충칭(重慶) 공장 등 생산 시설을 둘러보고 현지 판매 딜러들을 만나기 위해 중국 베이징으로 출국했다고 밝혔다.
정 부회장의 이번 방문은 사드 보복 피해가 현실화하는 가운데 이뤄진 것이어서 주목된다. 사드 배치로 중국 내에서 한국 제품에 대한 불매 분위기가 확산하는 등 한동안 피해가 계속될 것으로 보여 현대차의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중국은 현대기아차로선 국내외를 통틀어 판매 비중이 가장 높은 나라이다. 현대차와 기아차는 지난해 중국에서 글로벌 판매량의 23.5%, 21.5%를 각각 판매했다. 하지만 현대기아차는 중국에서 지난달 전년 동월 대비 52.2%나 급감한 7만2,032대 판매에 그쳤다. 올해 중국에서 전년에 비해 8% 증가한 총 195만대를 판매 목표로 잡은 현대기아차 입장에선 이번 사드 여파는 직격탄이 될 수 밖에 없다. 때문에 지난 19일 개막한 상하이모터쇼에서 스포츠유틸리티차량 ‘신형 ix35’를 내놓는 등 중국 전략형 차량 3종을 선보이며 중국 고객 잡기에 전력을 쏟고 있다. 현대차 관계자는 “정 부회장은 주말까지 중국에 머무르며 현지 직원 격려뿐만 아니라 중국 맞춤형 판매전략을 다시 점검할 계획”이라며 “판매량 감소의 여파로 중국 현지 생산공장의 가동률을 일부 조정하고 상황에 따라 탄력적으로 대응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정 부회장은 올 들어 국내외에서 열린 각종 행사를 직접 챙기며 보폭을 넓히고 있다. 실제 지난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2017 CES(국제전자제품박람회)’에선 친환경차와 자율주행차 등을 주제로 한 미래 모빌리티 비전을 직접 발표했으며, 지난 3월에는 제네바 모터쇼를 참관한 후 유럽 법인장 회의를 주관하기도 했다. 지난 3개월여 동안 미국을 시작으로 스위스와 스페인(현지 딜러망 점검), 러시아(현지 시장 점검), 베트남(건설중인 조립공장 점검) 등 총 9번의 해외출장을 다녀왔다. 정 부회장은 지난 12일 방문한 뉴욕모터쇼에선 “뉴욕은 시장이 달라 (신차에) 관심이 더 많은 것 같다. 디자인이 바뀐 쏘나타도 많이 팔겠다”고 밝힌 후 현지 판매법인(HMA)과 앨라배마 공장 등을 방문해 북미시장을 점검했다. 업계 관계자는 “정몽구 회장이 품질을 중시하는 원칙 경영에 힘쓰는 반면, 정 부회장은 현지에 답이 있다는 지론에 따라 스킨십 경영에 주력하고 있다”며 “이번 중국 방문을 통해 현대차의 위기 극복을 위해 과연 어떤 대책을 내놓을 지 관심이 높다”고 말했다.
박관규 기자 ace@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