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평화구상 앞서 안보구상 발표
“미국 설득해 북한과 관계개선 유도”
국민 대통합 정부 구성도 밝혀
안철수, 광화문서 미래비전 선언
안보 국면 샌드위치 신세 우려
“개혁ㆍ혁신국가 건설” 강조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는 23일 각각 ‘안보’와 ‘미래’라는 전략 프레임으로 맞붙었다. 최근 안보관 공세를 받고 있는 문 후보는 오히려 ‘한반도 비핵화 평화구상’ 을 내놓으며 약점으로 꼽히는 안보 분야에서 정면돌파에 나선 반면, 안 후보는 ‘대한민국 미래선언’을 발표하며 미래 비전 프레임으로 국면 전환을 시도했다. 현 안보 국면이 기존 보수ㆍ진보 진영의 결집을 불러 안 후보의 입지만 좁혀지고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문 후보는 이날 여의도 국회 헌정기념관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국방력의 압도적인 우위를 토대로 핵 없는 평화로운 한반도를 만들겠다”고 선언했다. 문 후보는 특히 ‘한국 역할론’을 강조하면서 “중국을 설득해 6자 회담을 재개하고, 미국을 설득해 북미관계 개선을 유도하겠다. 북한을 설득해 대화의 장으로 이끌겠다”고 말했다. 문 후보는 평화구상에 앞서 ‘안보구상’을 먼저 발표해 안보 대통령 이미지를 강조하기도 했다. 그의 안보구상은 선제타격 개념인 킬체인과 한국형미사일방어체계(KAMD) 조기 구축을 통한 전력 증강이 골자다. 전시작전통제권의 조기 환수도 함께 주장했다.
문 후보는 또 이날 당내 비문(비문재인)계인 박영선ㆍ변재일 의원이 공동위원장을 맡은 통합정부추진위원회 출범식도 가졌다. 문 후보는 “보수와 진보를 뛰어넘어서 대한민국 드림팀이라고 말할 수 있는 국민 대통합 정부를 구성할 것”이라고 밝혔다. 원내 제1당인 민주당을 중심으로 한 통합정부 청사진을 통해서 패권 논란과 거리를 두면서 경쟁자인 안 후보와 국민의당의 ‘불안한 수권능력’과 대비하려는 의도도 담겨 있다.
반면 안 후보는 이날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대한민국 미래비전 선언식을 갖고 이번 대선이 ‘과거와 미래의 대결’이라며 문 후보와의 차별화에 나섰다. 보수진영 후보들이 제기한 북한 주적 논란 등으로 촉발된 현 안보 국면이 지속될수록 안 후보만 보수와 진보 진영 사이에서 샌드위치 신세가 될 수 있다는 우려로 프레임 전환을 시도한 것이다. 안 후보는 “보수나 진보의 대통령이 아닌 대한민국 국민 모두의 대통령이 되겠다"면서 “미래는 이미 우리 곁에 와 있다. 이번 대선은 대한민국의 미래를 선택하는 선거”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또 4차 산업혁명 시대를 가장 잘 이끌 대통령이란 점을 부각하면서 “대한민국을 글로벌 4대 혁신국가 중 하나로 만들겠다”고 약속했다. 그러면서 “5월 10일부터 정치ㆍ검찰ㆍ경제개혁을 즉시 시작하겠다"라며 "다당제를 위한 선거제도 개혁과 대한민국의 미래를 위한 개헌 논의도 즉시 착수하겠다"고 집권 후 비전도 함께 제시했다.
앞서 두 후보는 공식 선거운동 개시 이후 첫 주말인 22일 고향인 부산ㆍ경남(PK) 지역에서 격돌했다. 문 후보는 부산 서면 유세에서 “부산에서 불던 정권교체 동남풍이 이제 태풍이 됐다. 김영삼ㆍ김대중ㆍ노무현이 모두 하나가 됐다”고 목청을 높였다. 안 후보는 부산항 국제여객터미널에서 북항 재개발 현장을 둘러본 뒤 김해 봉하마을로 이동해 노무현 전 대통령 묘소를 참배했다.
부산ㆍ김해=정지용 기자 cdragon25@hankookilbo.com
전혼잎 기자 hoihoi@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