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샷을 날리고 있는 김민선/사진=KLPGA
[김해=한국스포츠경제 정재호] 욕심과 경험과 침착함이 어우러진 승리였다. 장타자 김민선5(22ㆍCJ오쇼핑)이 지난해 박성현(24ㆍKEB하나은행)에 가로막힌 준우승의 아픔을 뒤로 하고 욕심내던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넥센ㆍ세인트나인 마스터즈 2017을 거머쥐며 '포스트 박성현' 주자로 급부상했다.
김민선은 23일 1만여 명의 갤러리들이 인산인해를 이룬 경남 김해의 가야컨트리클럽(파72ㆍ6,816야드)에서 열린 대회 최종 3라운드에서 보기 없이 버디만 4개를 잡아냈다. 11번 홀(파4) 이후에는 3타 차 리드를 지키기 위한 파 세이브 전략이 주효했다.
최종 합계 11언더파 205타가 된 김민선은 전날 공동 선두였던 배선우(23ㆍ삼천리)를 따돌리고 시즌 첫 우승에 성공했다. 1라운드부터 선두를 놓치지 않은 김민선의 프로 데뷔 후 첫 와이어 투 와이어 우승이다.
175cm의 장신인 김민선은 박성현 못지않은 호쾌한 장타가 특징이다. 이 대회전까지 드라이버 샷 평균 비거리 262.25야드(약 240mㆍ2위)를 자랑했다. 전장이 길기로 악명 높은 가야CC의 신어 코스와 낙동 코스가 장타자에게 유리하게 작용할 것이라는 예상대로 최근 2년간 우승자 계보가 박성현에서 김민선으로 이어졌다.
그러나 김민선은 우승 원동력으로 장타가 아닌 퍼팅을 먼저 꼽았다. 실제 대회장은 변덕스러운 날씨에다 긴 전장으로 인해 스코어가 잘 나지 않았는데 쾌조의 퍼트 감을 앞세운 김민선은 사흘 동안 버디를 14개나 낚았다.
우승을 관통한 키워드는 욕심과 경험, 인내심이다. 단독 선두로 나선 1라운드 후 김민선은 "퍼터가 잘 떨어져 타수를 줄였다. 우승 욕심이 나는 대회"라고 공언했다. 배선우에 공동 선두를 허용한 2라운드 후에는 "코스 경험을 몇 번했다. 조급하지 않고 인내해야 되는 코스다. 기다리면서 기회가 올 때 놓치지 않아야 한다"고 했다. 최종 라운드에서 자신의 말을 실천하면서 원하는 걸 얻었다.
2012년 11월에 입회한 김민선은 고진영(22ㆍ하이트진로), 백규정(22ㆍCJ) 등과 함께 1995년생 황금세대를 이루는 주축 중 하나다. 2014년부터 매년 1승씩 통산 3승을 거둬 상대적으로 임펙트가 적었다. 올해는 이 기세를 몰아 반드시 2승 이상을 거두고 슈퍼스타로 도약하는 것이 목표다.
경기 후 김민선은 "마인드 컨트롤이 잘 됐다"며 "3타 차를 알았을 때부터는 안전하게 지키고 나가자고 했던 게 좋았던 것 같다. 올 시즌은 빨리 1승을 했으니까 시즌 목표는 3승까지 해보고 싶다"고 말했다.
지난 18일 현장에 도착한 뒤 감기에 걸려 고생한 배선우는 마지막 날 버디 3개와 보기 2개를 묶어 1타를 줄이는 데 그쳤다. 최종 합계 8언더파 208타로 올 시즌 2번째 준우승에 만족했다. 대회 3위는 뒷심을 발휘한 김해림(28ㆍ롯데ㆍ6언더파 210타)에게 돌아갔다. 뒤이어 박결(21ㆍ삼일제약), 김민지5(22ㆍMG새마을금고), 이승현(26ㆍNH투자증권) 등이 5언더파 211타로 공동 4위권을 형성했다.
이번 대회는 근래 보기 드문 인파를 골프장으로 모으며 흥행 대박을 터뜨리기도 했다. 최종 라운드 현장에는 오전 일찍부터 구름 갤러리들이 몰려들어 인산인해를 이뤘다. 화창한 일요일을 맞아 어린 아이들을 유모차에 태운 가족 단위의 갤러리들도 심심찮게 눈에 띄었다. 아이 셋을 데리고 나온 한 40대 남성은 "날씨도 좋고 가족 나들이 겸 해서 오게 됐다"며 웃었다. 주최 측은 이번 대회부터 무료입장이라는 파격 결정을 내려 힘을 실었다. 대회 관계자는 "올해는 2만명을 돌파해보자는 목표로 입장료를 따로 받지 않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김해=정재호 기자 kemp@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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