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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임 100일날 환호성만 듣겠다는 트럼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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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임 100일날 환호성만 듣겠다는 트럼프

입력
2017.04.23 1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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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득권층·언론 상대 안 하고

농민·노동자 직접 상대 스타일

잭슨 美 7대 대통령과 흡사

29일 지지자들과 100일 행사

백악관출입기자단 만찬엔 불참

이번주 기업 감세案 발표할 듯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AP 연합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AP 연합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취임 100일을 앞두고 그가 경멸하는 워싱턴 기득권 세력과 언론을 무시하고 지지계층을 직접 상대하는 행보를 노골화하고 있다. 이는 그가 백악관 집무실에 초상화를 걸어 두고 있는 앤드루 잭슨(7대 대통령ㆍ1829~1837년 재임) 전 대통령의, 기득권 세력과 타협하지 않고 국민과 직접 소통하는 이른바 잭슨 민주주의 행보를 연상시킨다. 잭슨 대통령은 버지니아주 혹은 매사추세츠주의 상류계급이었던 전임 대통령들과 달리 남부 테네시주 농민 출신으로 기성 정치에 발을 담지 않았던 ‘아웃사이더’로, 소외받은 농민들이 열혈 지지층이었다. 트럼프 대통령도 워싱턴 정치의 아웃사이더로 백인 노동자, 농민층의 절대적 지지를 받는다. 허니문도 없이 취임과 동시에 기성 언론으로부터 혹독한 비판을 받는 상황에서 취임 100일을 터닝포인트로 지지층을 결집시켜 리더십을 다잡겠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포석이 깔려있다.

23일 미국 언론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취임 100일을 지지층 집회 연설로 자축하기로 했다. 그는 22일 게시한 트위터에서 “다음주 토요일(29일)에 펜실베이니아주에서 대규모 집회를 연다. 그 집회를 고대하고 있다”고 공지했다.

구체적인 집회 시간과 장소는 알려지지 않았지만 어쨌든 취임 100일째가 되는 29일 펜실베이니아주에서 지지자 집회를 개최하는 것으로 확정한 것이다. 이날은 공교롭게도 백악관 출입기자단 연례 만찬이 열리는 날이기도 하다. 백악관 출입기자단 만찬은 버락 오바마 대통령 등 현직 대통령이 늘 참석하는 연례행사이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월 이미 불참을 통보한 상태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런 행보에는, ‘언론과의 전쟁 선포’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사이가 좋지 않은 언론과 취임 100일을 함께 보내느니 핵심 지지층들과 자축하겠다는 메시지가 담겨 있다. 백악관 출입기자단 연례 만찬은 1924년 캘빈 쿨리지 당시 대통령이 참석한 이래 한 해도 빠지지 않고 대통령과 언론을 이어주는 소통 창구의 역할을 해 왔다. 현직 대통령이 불참한 경우는 1981년 로널드 레이건 당시 대통령이 피격 사건으로 수술에서 회복하느라 부득이 불참한 게 유일하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100일을 맞아 실적 홍보행사도 준비하고 있는데, 대규모 세제 개혁 방안이 대표적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기업에 대한 감세를 골자로 하는 세제 개혁안을 26일 공식 발표한다고 확인했다. 이는 취임 100일째가 되는 29일 이전에 재계를 비롯한 지지층의 마음을 사로잡을 세재 개혁안을 내놓기 위함이다. 감세안에는 기업뿐 아니라 소상인과 개인을 위한 세금 감면 혜택도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또 의회 상정에 실패했던 오바마케어를 폐지하는 법안도 취임 100일 이전에 마무리하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율은 취임 100일을 앞둔 역대 대통령 중 가장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워싱턴포스트와 ABC방송이 이날 공개한 여론조사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국정운영을 지지한다는 응답률은 42%로 집계됐다. 제34대 드와이트 D. 아이젠하워 대통령(1953~1961년 재임) 이후 취임 100일 맞아 지지율이 50%에 미치지 못하는 대통령은 트럼프가 유일하다. 전임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취임 초기인 2009년 4월 중순 지지율이 69%였다. 그러나 지난해 미 대선 때 트럼프 후보에 투표했던 유권자 중 94%가 트럼프 국정운영을 지지한다고 답했다. 미 언론은 트럼프 대통령이 지지계층과 직접 상대하는 방법으로 워싱턴의 기득권 세력과 그에 비판적인 주류언론을 따돌리는 행보를 노골화하고 있다고 평했다.

워싱턴=조철환 특파원 chcho@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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