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세계선수권 폴란드에 4-2 승리
국내파가 4골 몰아 넣어
#2
귀화선수 달튼, 기둥 역할 톡톡
유효슈팅 38개 중 36개 막아
“귀화선수 배우며 전체가 성장”
한국 남자 아이스하키가 역대 최고 성적을 향해 기분 좋은 발걸음을 내디뎠다.
백지선(50) 감독이 이끄는 대표팀(세계랭킹 23위)은 23일(한국시간) 우크라이나 키예프의 팰리스 오브 스포츠 아이스링크에서 열린 2017 국제아이스하키연맹(IIHF) 아이스하키 세계선수권 디비전 1 그룹 A(2부리그) 첫 경기에서 폴란드(20위)를 4-2로 꺾었다.
주축 공격수 마이크 테스트위드(30ㆍ안양 한라)가 뇌진탕 증세로 빠지면서 ‘완전체 전력’을 꾸리지 못했고, 아시아리그 아이스하키 플레이오프 일정 탓에 조직력을 가다듬을 시간도 적었지만 기대 이상의 경기력으로 1차전 징크스를 처음 깼다.
이전까지 한국 아이스하키는 역대 세계선수권 디비전 1 그룹 A 첫 경기에서 번번이 아쉬운 결과를 얻었다. 헝가리 부다페스트에서 열린 2013년 대회에서는 이탈리아에 0-4로 완패했고, 경기 고양에서 열린 2014년 대회에서는 헝가리에 4-7로 졌다. 지난해 폴란드 카토비체에서 열린 2016년 대회에서도 강호 오스트리아를 상대로 2-0 리드를 지키지 못한 채 연장에 이은 게임위닝샷(승부치기)까지 끌려가 2-3으로 역전패했다.
6개 팀이 출전해 라운드로빈 방식으로 치러지는 이 대회는 첫 판 결과가 대회 성적을 가늠한다고 해도 지나치지 않는데, ‘백지선호’는 쾌조의 출발로 역대 최고 성적을 기대하게 만들었다. 한국 남자 아이스하키의 종전 역대 최고 성적은 지난해 대회 때 기록한 승점 7(2승ㆍ1연장패ㆍ2패)이다.
폴란드전에서 또 하나의 소득은 토종들의 선전이다. 이날 네 골 모두 국내 선수들의 스틱에서 나왔다. 대표팀은 1피리어드 7분40초께 폴란드 공격수 그제고시 파슈트에게 브레이크 어웨이(골리와 1대 1로 맞서는 상황)를 허용했지만 수문장 맷 달튼(31)이 파슈트의 슈팅을 침착하게 막아내 선제골 허용의 위기를 넘겼고, 곧바로 이어진 공격 전환에서 안진휘(26)와 패스를 주고 받으며 오펜시브존에 진입한 김기성(32)이 하이 슬럿에서 날카로운 리스트샷으로 선제골을 넣었다.
2피리어드 7분7초에는 신상우(30ㆍ이상 안양 한라)의 슈팅이 상대 수비수의 스틱에 맞고 골대로 빨려 들어가는 행운의 추가골로 점수 차를 벌렸다. 7분 후 상대에게 만회 골을 내줬지만 3피리어드 초반 이영준(26)과 김상욱(29ㆍ안양 한라)의 추가골로 승기를 굳혔다. 이영준은 3피리어드 2분7초에 마이클 스위프트(30ㆍ하이원)에게 퍽을 연결한 뒤 문전으로 쇄도했고, 스위프트가 상대 수비수 2명을 제치고 찔러준 패스를 깔끔하게 마무리했다.
6분2초께는 김상욱이 현란한 스틱웍으로 문전으로 파고 든 다음 상대 골리를 제치는 감각적인 백핸드샷으로 골 네트를 흔들었다. 팀 전력의 핵심으로 꼽히는 골리 달튼은 38개의 유효 슈팅 가운데 36개를 막아내는 철벽을 과시했다.
토종 선수들의 성장은 귀화 선수들 덕분이라는 평가다. 평소 백 감독은 “귀화 선수들의 기량과 경험을 통해 국내 선수들도 보고 배우면서 성장할 수 있었다”며 “경기를 보면 알겠지만 지금은 귀화 선수들보다 국내 선수의 비중이 더 크다”고 강조했다.
김지섭기자 oni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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