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물 양성 반응으로 자격 정지를 당한 마리아 샤라포바(30ㆍ러시아)가 15개월 만에 코트에 복귀한다.
샤라포바는 24일(이하 한국시간) 독일 슈투트가르트에서 개막하는 여자프로테니스(WTA) 투어 포르셰 그랑프리(총상금 71만900 달러)에 출전한다. 지난해 1월 국제스포츠중재재판소(CAS)로부터 자격정지 판결을 받은 지 15개월 만이다. 샤라포바는 지난해 1월 호주오픈에서 약물 양성 반응이 나오고, 이로 인해 자격정지 2년의 징계를 받았으나 ‘멜도니움이 2016년 1월부터 새로 금지 약물에 포함된 사실을 알지 못해 나온 실수'라는 해명이 받아들여져 15개월로 감축됐다. 25일로 징계가 만료되는데 이번 대회 개막은 24일이지만 샤라포바의 첫 경기는 26일이다.
샤라포바는 23일 대진 추첨 결과 27일 새벽 열리는 1회전에서 로베르타 빈치(35위ㆍ이탈리아)를 상대하게 된다. 올해 34세의 베테랑인 빈치는 2015년 US오픈 준우승자로 지난해 5월 세계 랭킹 7위까지 올랐던 선수다. 샤라포바와 상대 전적은 샤라포바가 2전 전승으로 우위다. 샤라포바는 1년 넘게 코트에 서지 못해 현재 세계 랭킹이 없는 상태다. 따라서 이번 대회에도 출전 자격이 없었지만, 대회조직위원회로부터 와일드카드를 받아 본선 대진표에 이름을 올렸다.
샤라포바의 복귀에 테니스계는 들뜨고 있다. 2004년 윔블던 여자단식에서 우승하며 화려하게 등장한 샤라포바는 미모와 기량을 겸비해 전 종목을 통틀어 전 세계 여자 선수 가운데 가장 상품성이 뛰어난 선수로 평가 받는다. 여자테니스 흥행에 도움을 주고 스포츠 산업 발전에도 촉매 역할을 할 것이라는 기대가 커지고 있다.
그러나 시기상조라는 지적도 나온다. 도핑 양성 반응이 나왔던 선수라면 투어 대회에 초청장을 받는 것보다 총상금 1만 달러짜리 서키트 대회부터 출전해 자력으로 투어 대회에 복귀하는 것이 순서라는 시각이다. 또 일반적으로 월, 화요일 이틀간 1회전을 마치는 것이 관례지만 샤라포바의 징계 만료에 맞춰 샤라포바의 1회전 경기를 수요일인 26일에 배정한 것이 문제라는 비판도 나온다.
샤라포바가 1회전을 통과하면 아그니에슈카 라드반스카(8위ㆍ폴란드)-에카테리나 마카로바(44위ㆍ러시아) 경기 승자와 2회전에서 만난다. 라드반스카는 이번 대회를 앞두고 기자회견을 통해 "와일드카드가 도핑 징계 만료 선수에게 주어져서 안 된다"고 비판한 바 있다.
2012년부터 2014년까지 이 대회에서 3년 연속 우승한 샤라포바는 대회 인터넷 홈페이지를 통해 공개된 인터뷰에서 “다시 테니스 코트로 돌아오게 된 것은 가장 멋진 선물"이라고 기뻐했다.
성환희기자 hhsu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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