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측, 폭로 배후로 지목하자
안철수 측 “어처구니 없다” 반발
송민순 전 외교통상부 장관의 회고록을 둘러싼 공방이 난데없이 손학규 국민의당 상임선대위원장에게로 튀었다.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 캠프에서 송 전 장관의 폭로를 손 위원장의 관계로 연결시키면서다.
발단은 홍익표 민주당 선대위 수석대변인의 21일 인터뷰였다. 홍 대변인은 TBS라디오에 출연해 “송민순 전 장관은 불출마한 반기문 씨와 관련되어 대통령을 만들기 위해 활동한 바 있는 것으로 안다”면서 “송 전 장관은 국민의당에 가 있는 손학규 전 대표하고도 굉장히 가까운 관계이고 소통이 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송 전 장관은 비례대표로 국회의원까지 하신 분으로 당연히 정치적 행보를 하는 것”이라며 “이런 행위가 대선에 어떤 영향을 줄 것이라는 것을 모르겠나. 분명히 알고 했다고 보고 있다”며 배후 의혹을 제기했다.
문 후보 측이 사실상 폭로 배후로 안철수 대선후보 쪽을 지목하자 안 후보 캠프도 격앙했다. 김유정 국민의당 선대위 대변인은 22일 브리핑을 통해 “참으로 어처구니없는 발언이고 명백한 거짓말이고 북풍으로 몰아가려는 수준 낮은 행태”라며 사과를 요구했다. 손학규 위원장도 “송 장관과는 1월 18일 딱 한 번 식사하고 전화도 하지 않았다”고 일축한 뒤 “문재인 후보가 거짓말을 하니까 송 장관이 증거를 내놓은 것인데 할 말이 없으면 북풍이라고 뒤집어씌운다”고 비판했다.
문 후보의 TV토론단장인 진성준 전 민주당 의원은 “사실이라고 해도 북한의 입장을 직접 물어 확인한 것이 뭐가 문제냐”고 문 후보를 두둔했다가 논란에 휩싸이기도 했다. 진 단장은 페이스북에 “2007년 11월은 10ㆍ4 남북정상회담이 열린 직후다. 정상선언에서 합의한 사항을 이행하기 위한 각종 후속회담이 줄줄이 예정돼 있고, 남북간에 직접 소통할 수 있는 창구가 다양하게 열려 있던 시기”라면서 의사 타진에 문제가 없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논란이 확산되자 12시간 만에 글을 지웠다.
손효숙 기자 sh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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