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향 방문해 “대통령 되면 양산에서 여생 마칠 것”
安 겨냥 “DJ 말하며 색깔론으로 보수표 받으려 해”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는 주말인 22일 부산ㆍ경남(PK) 지역을 샅샅이 돌며 총력전을 펼쳤다. 부산이 고향인 그는 이번 방문을 통해 PK지역을 중심으로 ‘야도(野都)’ 본능을 되살려 확실한 승기를 잡겠다고 벼르고 있다.
문 후보는 이날 부산 서면 젊음의 거리에서 집중유세를 갖고 “호남에서 과반 지지율을 넘었다. 부산ㆍ울산ㆍ경남, 충청도 과반(지지율)에 다가섰다”며 “전국에서 1등 할 국민통합 대통령이 누구냐”며 “저 문재인, 대통령 될 준비 끝냈다”고 외쳤다. 문 후보는 전날 같은 장소에서 유세를 진행한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를 겨냥해 “한 손으론 김대중 정신을 말하면서 호남표를 받고자 하고 다른 한 손으론 색깔론으로 보수표를 받으려 하는 후보를 믿을 수 있냐”고 비판을 이어갔다. 그는 또 “이랬다 저랬다 정체성을 알 수 없는 후보에게, 그런 안보 불안세력에게 안심하고 안보를 맡길 수 있냐”고 안 후보를 재차 꼬집었다.
이날 주최 측 추산으로 2만 5,000명이 운집하면서 문 후보는 인파를 헤치고 유세차량까지 오는데 상당한 시간을 소요했다. 지지자들은 ‘문재인’과 ‘엄지척’을 연호하면서 그를 반겼다. 문 후보는 “부산에 오니 기분이 억수로 좋다. 역시 고향이다”라며 사투리로 친근감을 드러냈다. 그는 18대 대선과 달리 첫 공식 선거운동을 부산이 아닌 대구에서 출발한 것을 언급하면서 “부산 시민들이 부산은 마 됐다, 여기 올 시간 있음 딴 데 댕겨라. 그래서 어려운 지역에 먼저 갔다”며 “그게 부산 민심 맞나. 그라믄 인제 더 안 와도 되겠나”고 농담을 던지기도 했다.
문 후보는 앞서 울산과 창원을 찾아 이날 950㎞에 달하는 강행군을 소화했다. 그는 울산 남구에서 거리 유세를 시작한 데 이어 창원 상남동 분수광장을 방문했다. 문 후보는 창원 유세에서 “경남의 아들이 고향에 왔다. 민주당 후보가 돼 인사하러 왔다. 다음에는 대통령이 돼 인사를 드리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거제에서 태어나 자랐고 꿈을 키웠으며, 창원과 거제의 노동자들이 저를 노동 변호사로 키워줬다. 대통령이 돼 임기를 마치면 지금 사는 양산 집으로 돌아와 여생을 마치겠다”고 선언했다.
‘전국에서 고른 지지를 받는 대통령’을 주장하는 문 후보에게 PK는 전략지역이다. 특히 부산이 고향인 그로서는 이 지역에서 승리의 발판을 마련해야 단단한 보수층을 가진 대구ㆍ경북(TK)에도 바람을 일으킬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때문에 문 후보는 11일 지역 비전 발표를 위해 방문한 이후 11일 만에 다시 이 곳을 찾았다. 경쟁자인 안 후보 역시 전날부터 울산을 시작으로 PK에서 ‘안철수 바람’을 확산시키겠다며 1박 2일 민심잡기에 나섰다.
전혼잎 기자 hoihoi@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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